황녀의 바람과 달의 기도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던, 황가에 소속된 한 명의 공주.
선대 황제의 얼굴을 보지 못한지 오래 됐다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을 무렵, 제도의 성에 있었다.
황위 계승이나 평의회의 후원을 받고 있다느니, 어려운 말에 잔뜩 둘러싸여, 차기 황제를 권하는 목소리와, 그걸 살며시 막으려는 손과, 때때로 곤란한 듯한 미소를 지어주는 비슷한 나잇대의 총명한 황자와의 사이에서, 정신을 차리니 18세가 되어 있었다.
성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성벽 너머를 보는 것을, 그녀에겐 결코 용서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바깥」을 목표로 했던 것은, 소중한 기사 프렌을 구하고 싶었으니까.
그야 자신을 오랫동안 붙잡아 왔던, 성을 감싼 음모는 한 명의 기사를 숨기고서 죽이는 일 따위, 분명 간단할 테니까. 그러니까 기사의 친구라고 들은ㅡㅡ입도 성격도 삐뚤어졌지만 친절한 사람이라는 것은 잘 알게 된ㅡㅡ장발의 검사에게 「붙잡혀서」, 성 밖으로, 결계 밖으로, 알고 있던 「세계」 밖으로 뛰어들었다.
한 명의 기사의 안위를 바라는 여행은, 이윽고 제도의 평화를 바라며, 나라의 수많은 국민의 행복을 찾는 여행이 되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세계를 좀먹는 저주받은 존재라고 알게 됐을 때에도, 이미 걷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생명을 탓하지 않고, 생명의 의미를 함께 찾아준 동료에게 둘러싸여, 그 눈빛이, 격려가, 위로가, 힘이 되었다.
무엇보다 절망에 빠져, 흐느껴 울 때마다 야단을 쳐주는, 유리의 손이 따뜻했다.
긴 머리 너머로 거칠고 상냥함을 함께 느끼게 해준 상처 입은 검은 새는 언제나 상처 투성이로 그녀를 세계의 모든 것으로부터 지켜주었다.
덧없고 무르고 섬세하고, 하지만 누구보다 강하고 우아하며, 살아가는 것을 알게 된 황녀는 얼굴을 들고, 세계를 위해 기도를 자아낸다.
목숨을 대가로 세계를 구한 일족의 조상을 따르지 않고, 살아서 손을 서로 잡는 기쁨을, 혼에 깃든 커다란 힘으로 만들자고 생각했다.
에스테리제라는 야단스러운 울림이 아니라, 그저 에스텔이라고, 그렇게 불러주는 것에 익숙해진 소녀의 여정은 그 몸의 멸망과 등을 맞댄 판도라의 상자.
쏟아져 나온 수많은 탄식과 눈물 뒤에, 「동료」라는, 한 방울의 희망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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