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만월]



(죽여야 해...) 

에스텔은 눈을 떴다. 언제부터인가 알렉세이는 사라졌다. 
에스텔은 검을 고쳐 들고서 동료들을 향해 들이댔다. 

"에스텔, 너" 

유리가 천천히 다가온다. 

"지금... 편하게 해줄게" 

유리의 검이 반짝인다. 공포는 없다. 내려쳐지는 검을 방패로 받고서 반격을 하려고 하던 때였다. 

"보라고, 이거" 

유리의 손바닥이 내밀어졌다. 

"! 이...건..." 

거기에 있던 것은 만타이크 사막에서 맡겼던 브로치였다. 

(어머님의... 유품(形見)...) 

브로치를 착용한 어머니의 상냥한 미소가, 에스텔의 가슴에서 떠오른다. 자그마한 에스텔이 장식인 블라스티아보다 훨씬 가지고 싶다고 바라던 브로치ㅡㅡ. 

꽃을 형상화한 그것은 아름답게 빛나며, 사랑하는 딸에게 속삭이는 걸로 보인다. 

"?!" 

얼굴을 든 순간, 지금까지 덮여져 있던 감각이 한 번에 돌아왔다. 밀려오는 바람 소리, 동료들의 말ㅡㅡ. 

"에스텔, 이제 너를 조종하는 녀석은, 없어" 

한 마디, 한 마디, 곱씹듯이 유리가 전한다. 

"남은 건 네가 자신을 되찾는 것뿐이야" 
"아... 유...리..." 

에스텔이 약하게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넘쳐서 뺨에 전해진다. 

"...저...는... 모...두를 다치게 해요... 안 돼... 함께... 는 있을... 수 없어..." 

그래도 유리는 참을성 있게 에스텔의 눈동자를 들여다 본다. 

"너, 내게 죽여달라고 말했었지. 하지만 정말로 그게 네 바람이냐? 다르잖아? 돌아오라고. 에스텔!" 

(실은... 내 진짜 마음은...) 

에스텔의 손에서 검이 스르륵 떨어졌다. 

"저... 저는..." 

넘치는 감정으로, 입술이 떨린다. 

"저는 아직 사람으로서 살고 싶어요!!" 

불어오는 에아르를 돌풍이 붙잡는다. 바람이 지나가고, 그 후에는 푸른 하늘과 정적이 찾아왔다. 

"앗?!" 

갑자기 에스텔은 또 다시 구체에 구속된다. 구체는 붉고, 이상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시스템이?!" 

리타가 외친다. 주디스는, 

"알렉세이의 검이 가장 중요했던(要) 거야" 

라고, 구체를 조용히 바라봤다. 에스텔은 눈을 꼭 감고서 억제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안 돼.. 이젠 멈출 수 없어... 모두들 도망쳐요!" 
"동료를 믿어! 『브레이브 베스페리아』는 할 때는 한다고!" 

유리가 데인노모스를 높게 들었다. 눈부신 빛이 작렬했다. 
자유롭게 된 에스텔의 몸이 하늘에서 떨어진다. 유리가 확실하게 안고, 둘은 그대로 쓰러졌다. 

"...어서와" 

유리의 가슴에서 에스텔은 웃었다. 

"...다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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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가면]




하지만 알렉세이는 이미 이 자리에 용무가 끝난 건지 모습을 감췄다. 베려고 했던 유리의 검이 허무하게 허공을 벤다.

그리고 에스텔의 자아는 돌아오지 않는다. 알렉세이는 이대로 그에게 동료를 죽이도록 명령하고 있었다.

아까보다 더욱 검을 잡은 힘이 늘어난 에스텔의 공격에, 동료들은 압도 당했다.

여기에 도달하기 전, 유리는 최악의 경우, 에스텔을 그 손으로 죽이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 각오를 정했다. 레이븐을 포함한 동료들은 그렇게 하지 않도록 힘을 합치자고 맹세했다. 그런데.

악몽의 재래를 예감한 레이븐은 전율했다. 마음속에서부터 기적을 바란다. 필요하다면 이 목숨을 주겠다, 부탁한다, 지옥을 보는 건 한 번으로 족해ㅡㅡ.

검을 마주하면서 필사적으로 외치는 유리의 목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에 섞여서 미미한ㅡㅡ이건?

"으... 아..."

레이븐은 놀랐다.

에스텔의 표정에 변화는 없다. 하지만 그 입에서 아까까지는 없었던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거기에는 고통과 슬픔의 울림이 있었다.

싸움이 길어지면서 암시의 효과가 희미해진 걸까? 유리도 깨달은 것 같다. 지금이라는 듯 호소한다.

"죽이는 것이 구하는 것이 된다면 해도 돼. 하지만 정말로 그게 네 바람이냐? 다르잖아? 돌아오라고. 에스텔!"

에스텔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확실하게 그 안에서는 격렬한 갈등이 싸우고 있다.

"너는 그대로, 도구로서 죽을 생각이냐고?!"

그래, 아가씨, 사람으로서 사는 거야, 너는 인간, 우리들의 동료란다ㅡㅡ.

안개가 낀 듯한 에스텔의 눈동자에 빛이 비쳤다.

"저... 저는... 저는 아직 사람으로서 살고 싶어요!!" 

그 순간 에스텔의 안과 밖에서 그를 묶는 사슬이 소리를 내며 튀었다.





그 후, 일어난 일은 레이븐에게 있어서는 이미 사소한 일이었다.

의식을 되찾았지만 에스텔의 힘은 제어를 잃고서, 위험한 폭주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유리 일행은 겁내지 않고서 힘을 합쳐, 그것을 봉쇄한 것이었다. 

편한 건 아니었지만, 방황은 없었다.

거기에는 각오와 신뢰의 인연이 있었다. 그리고 레이븐은 그 일부였다.

알렉세이의 계획은 최종국면에 도달해, <제국>을 뒤흔드는 위기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 듯하다. 하지만 유리에게 안겨진 에스텔의 모습에, 레이븐은 마음속으로부터 안도와 기쁨을 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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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이랑게롱

Posted by 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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