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자료집 수록 단편-

 

 

제1장 타이타니아의 오후

 

제2장 사역 성례들

제3장 귀여운 모자

제4장 약속

제5장 푸른 하늘

Posted by 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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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푸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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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색의 달이 왕궁을 비춘 《강림의 날》로부터, 3년이 지났다.

로그레스 교외에 건설 중인 《성주의 옥좌》는 곧 완성 예정이다. 내부의 장인들이 작업을 끝내고서 철수한 황혼, 아르토리우스와 멜키오르가 옥좌에 시찰하러 나왔다.

"이 옥좌의 바로 아래에 미드간드 최대의 지맥점이 있다."
"아아, 느껴지는군. 《카노누시》의 맥박이 올라가고 있다──"

아르토리우스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식마 수집은 진행되고 있는가?"
"《탐욕》, 《오만》, 《애욕》, 《집착》, 《도피》, 《이기》...... 여섯은 그럭저럭 준비를 마쳤다.  문제는 《증오》와 《절망》──"
"타이타니아의 식마는 아직 《순수한 부정》을 낳지 않는 건가."
"역시 하나의 식마에게서 두 개의 부정을 바라는 건 무리일지도 모르겠군."

멜키오르는 외안경을 올리고서, 눈을 감았다.

"실례지만, 멜키오르님──"

아르토리우스의 옆에서 성례 시어리즈가 소리도 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벨벳은 믿고 있던 형부에게 동생을 살해 당하고, 그 자신은 왼손을 베이고 없어져, 이형의 괴물로 바뀌었습니다...... 만일 탈옥한다고 해도 돌아갈 집도 가족도 없는 고독함이 기다릴 뿐. 그 여자가 지금 마음을 꺾지 않고 있는 것은 기적과도 같습니다. 이대로 손을 내미는 자가 없다면──"

시어리즈는 아르토리우스를 곁눈질로 쳐다보지만, 그 표정에 변화는 없다.

"──끊이지 않는 《증오》와, 바닥이 없는 《절망》이 벨벳의 안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성례의 메마른 말에 아르토리우스를 향한 반발이 숨어 있음을, 노련한 대마사는 놓치지 않는다.

"시어리즈, 평소와는 달리 수다스럽군. 성례에게 견해따위 바라지 않는다. 너는 내가 명한 《술식 연구》만을 해라. 들어가라──"

인사하고서 나가려고 하는 성례에게, 아르토리우스는 시선을 향했다.

"시어리즈...... 새는 왜 난다고 생각하지?"

그 물음에 시어리즈는 가면을 벗고서, 자신의 주인을 똑바로 바라봤다.

"새는 날아야만 합니다. 강한 날개를 가지고 있기에."
"그렇다. 《이상을 위한 날개》를 날개짓하며, 날아야만 하지."
"──네."
"타이타니아의 식마는, 《이치》에 바치는 제물이다. 벨벳은, 이제 없다."
"──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사》가 되는 남자가 목표로 하는 《이치》의 세계에는, 《정》이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

"실례합니다."

시어리즈는 가면을 다시 쓰고서, 옥좌를 뒤로 했다.





며칠 후──이스트간드령의 폐촌에 시어리즈는 발을 옮겼다. 3년 전의 《강림의 날》에 파괴된 아발 마을. 과거 아르토리우스와 벨벳 가족이 지냈던 고향은, 길조차 잡초로 숨겨질 정도로 험해지고, 집은 무너져 있었다. 바뀌지 않은 것은 푸른 하늘 뿐.

그럼에도 우리 집으로 가는 길을 헤매지 않았다. 시어리즈는 주인을 잃은 집 옆에 있는, 가족의 묘지로 향했다. 크라우 부부의 비석 옆에는, 10년 전 업마에 의해 참살된 세리카와 태어나기 전에 죽은 그녀의 아들을 위한 작은 묘. 탄생의 울음조차 내지 못했던 이름 없는 자신의 아이에게, 아서는 맹세를 세웠다.



『이 작은 생명을 위해, 《이상의 날개》는 하늘로 날개짓한다』



비석에 새겨진 아서의 슬픔이 시어리즈의 가슴을 쥔다.

"이상의 날개──"

올려다 보니 폐촌의 하늘에 작은 새가 춤추고 있었다. 세리카로서 아서와 갓 만났을 때, 함께 올려다 본 하늘에도 날개는 날개짓하고 있었다.



"새는 왜 난다고 생각해?"

둘이서 우리보어 사냥하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 《진정의 사당》 앞에서 아서가 세리카에게 물었다.

"후훗...... 이상하고 어려운 걸 생각하고 있구나, 당신은."
"이상하고, 어려워......?"
"그런 거,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어. 어렸을 적, 그런 식으로 날고 싶다고, 양손으로 널빤지를 들고서 지붕 위를 뛰어 올라간 적은 있지만."
"어......그런 짓을 하면......"
"아팠지..... 발을 삐끗해서, 잔뜩 부어버려서...... 아빠에게 엄청 혼났어."

그리운 듯이 말하는 세리카의 옆모습. 부드러운 바람에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세리카는 슥 입을 오므리고서, 삐익─하며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니 날아온 작은 새가 불리운 것처럼 세리카의 곁에 내려 와, 손바닥에서 멈췄다.

"얘, 너는 어째서 나니?"

물어보는 세리카에게 파랑새는 짹짹하고 울음소리를 낸다.

"뭐, 비밀? 후후후훗. 새만의 비밀이구나."
"너는...... 새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는 거니?"

진심으로 놀라는 아서에게 세리카는 "비밀"이라고 흐림없이 웃으며, 새를 하늘로 돌려보낸다.

"언젠가 새가 되어, 함께 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때 어째서 새가 나는가를 알 수 있을지도 몰라──"

날아가는 파랑새를 바라보는 세리카의 옆모습이 눈부셨다. 대마사로서 한계를 느끼고서, 괴로워 하고 있던 아서의 마음이 문득 가벼워졌다.

"그러면 좋겠다."

같은 하늘을 올려다 보며 웃는 아서에게, "처음으로 웃었네."라며 세리카는 또 웃었다.





그 10년 후──같은 곳에서, 아서는 전했다.

"『새는 어째서 나는가?』 이것이 나의 대답이다, 벨벳."
"아......서......"

사랑하는 남자의 냉혹함도, 사랑하는 여동생의 절망도, 시어리즈는 가만히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것은 내 죄다."

증오에 찬 벨벳의 눈을.

"......아르토리우스!!"

팔을 베어 떨어트려져, 카노누시에게 먹히는 여동생의 절규를.
상냥함으로 가득했던, 그 나날을.
잊을 수 있을 리 없다.
마음에, 자그마한 불꽃이 피었다.





"루즈로시브=하이=포에시......"

──청정을 위한 집행자.

중얼거린 《진명》의 의미를 곱씹는다.

"안녕, 아서......"

자신의 묘에 등을 돌리고서, 시어리즈는 달리기 시작한다. 향하는 곳은 타이타니아. 이번에야 말로 여동생을 구하고서, 날개를 해방한다. 《이치》라는 이름의 감옥<새장>에서.

나는, 내가 믿는 청정한 세계를 위해, 집행한다.





새의 지저귐에 벨벳은 눈을 떴다.

"......언니......"

창문으로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에 눈을 가늘게 뜨며, 지금 본 꿈을 되새긴다. 그리움과 분함이 동시에 올라온다.

"......어째서......"

이마를 누르고, 고개를 흔들며, 검은 감정을 흐트린다. 거기서 모아나 일행이 옥상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저기, 라이피세트의 《진명》은 뭐어야?"
"에, 내 진명.....?"
"알려줘! 그치만 성례에겐 진명이 있다고 했는데 아이젠은 자기의 진명도 동생의 진명도 안 알려줬는 걸."
"그랬, 네......"

순수하게 묻는 모아나에게, 라이피세트는 어쩐지 껄끄러움을 느껴, 대답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슬쩍 옆을 보니 비엔푸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 그치만 비엔푸의 진명이라면, 마길루가 알려줬어."
"어, 뭐야 뭐야?"
"퓌시=커스...... 《돼지 원숭이》라는 뜻이래."
"아하핫, 재밌어! 저 모자를 벗기면 돼지 같은 코를 하고 있을까? 모자 벗겨 볼까."

흥미진진한 모아나의 손이 모자를 벗기고 싶어서 움찔거리고 있다.

"어......어떠려나...... 그래도 멋대로 모자를 벗기면 안돼."
"에~, 그치만 보고 싶은데."
"돼지 원숭이라고 불려서 신경을 쓰는 걸지도 모르고, 그런 걸로 사람을 비웃으면 안돼."
"......알았어. 그럼 라이피세트의 진명을 알려줘!"
"저기, 그건......"
"괜찮잖아? 숨길 것도 아니잖아, 이름인 걸!"

라이피세트가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그거, 나도 듣고 싶은데."

옥상에 나타난 벨벳이 모아나의 편을 들었다.

"엘레노어만 알고 있는 건, 어쩐지 납득이 안 가는데?"
"맞아맞아, 둘만의 비밀이라니 의미심장하다구!"
"아, 아냐, 그런 게 아니야."

허둥대는 라이피세트는 비엔푸와 부딪친다. 졸던 범례는 뿅하고 날아오른다.

"말할게! 내, 내가 엘레노어랑 계약했을 때 받은 《진명》은──"
"라이피세트, 말해도 되나요푸. 알려줘도."
"에, 어째서......?"
"우리들 성례에게 있어 이성에게 진명을 전하는 건, 사랑의 고백과 같다구요푸~~"
"에에~~~~~~!! 그럼, 그건 말 못 해~~!"

귀를 새빨갛게 하고서 도망치는 라이피세트를, 모아나가 뒤쫓는다.

"숨기니까 되려 알고 싶어지네."
"그렇죠푸~~"

뻔뻔하게 웃는 비엔푸와 함께, 벨벳도 달리기 시작한다.

"알려달라구, 피."

가혹한 싸움의 나날, 찰나의 고요함.
푸른 하늘은 어디까지나 넓고, 맑았다.





벨벳이 라이피세트의 진명을 아는 건, 아직 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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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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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의 숲』의 잠자는 공주           천 년 꿈을 꾸는 잠자는 공주
흐르는 머리카락은 에메랄드                부끄러워하는 뺨은 장미수정
반짝이는 별을 가슴에 안고                  계속 계속 꿈을 꾼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동화,
잔이 두 개. 비취 술에 떠오르는 얼음이 연분홍빛을 띄며 녹아간다. 서로 마시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고 하는 술 『가시나무의 숲』. 스톤베리 주점에서, 바람의 성례 자비다가 생각하는 것은, 과거에 잔을 겹친 그 녀석──연인, 테오도라.





5년 전──인간 마을에서 떨어진 고원에 작은 집이 있었다. 약간 해가 기울어진 한낮이 되어, 그 집에 찾아온 자가 있었다. 집의 주인・성례 테오도라가 문을 여니, 거기에는 늑대와 같은 눈을 한 은색 머리의 남자가 있었다.

"여어......"

얼굴은 상처투성이. 검은 가죽 수트는 엉망진창이고.

"자비다!"
"돌아왔어, 테오도라."

힐쭉 웃는 자비다는 테오도라에게 덮어 씌워졌다. 넓은 어깨가, 괴로운 듯 올랐다 내렸다 한다..

"또 싸웠어?! 이제 안 하겠다고 약속했잖아?"
"하핫...... 아무래도 세계라는 건 내게 약속을 깨트리게 하기 위해...... 도는 것 같구만......"
"웃지도 못할 농담을...... 앗!"

 테오도라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비다의 등에 있던 세 명. 아직 4, 5세 정도의 인간 아이들이다. 모두가 눈에 빛이 없었다.

"듀라한에게...... 부모를 살해 당했어......"

자비다는 테오도라에게 속삭였다. 근처 고개에서 업마에게 습격 당하고 있는 것을, 자비다가 구했다. 그 업마와의 싸움에서 자비다는 중상을 입은 것이었다.

"정말...... 곤란한 세계네."

테오도라는 자비다를 근처 의자에 앉히고서 회복술을 걸고는, 아이들을 방에 들였다.





"얘, 너희들, 이름이 뭐니?"

붉은 머리와 검정 머리 소년 두 명에, 약한 연하인 듯한 소녀. 한명 씩 눈을 보면서 테오도라가 불렀으나, 아무도 답하지 않는다. 부모를 눈앞에서 살해당해 마음을 닫은 아이들의 슬픔은 깊었다.

"이 녀석들 하루 이상 계속 이래...... 먹을 거에도 손을 대질 않아."

자비다는 포기했다고, 한숨을 쉰다.

"배, 안 고프니? 좋아하는 음식이 뭐니?"

테오도라는 소년들의 손을 잡았다. 영응력이 강한 아이들에게는 자비다와 같이 테오도라의 모습도 뚜렷하게 보였다.

"킷슈? 푸딩?"

다양한 요리의 이름을 올려, 테오도라가 근성 있게 말을 거는 것을 보고서, 자비다도 소녀의 손을 슬쩍 잡는다. 따뜻한 방 안인데도, 그 손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하지만 그 손이 점차적으로 온기를 늘려간다.

"아니면...... 피치 파이라던가?"

그때──꼬르륵. 여자아이의 배가 울렸다. 따라오듯이 소년들의 배도 울렸다. 아이들이 잡는 힘이, 조금이지만 강해졌다.

"살아갈 의지를 잃지 않았나 보네, 이 아이들의 몸은."

테오도라는 기쁜 듯이 끄덕였다.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데, 예전만큼은 맛을 모르는데."
"테오도라......"

자비다는 그녀의 미각이 둔해진 이유를 생각하며, 순간 얼굴을 찌푸리지만, 바로 웃으며.

"나한테 맡기라고."





인간의 요리를 위해, 자비다는 마을로 나왔다. 성례는 식사를 하지 않아도 죽지는 않으나, 맛은 알 수 있다. 맛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저녁 식사 전의 분주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자, 바람이여 알려줘...... 그 아이들이 기운을 차릴 수 있는 밥의 냄새를."

이윽고 자비다의 코를 간지럽히는 바람이 있었다.

"오, 이건 당첨이군."

보니 거기에는 부부라 생각되는 남녀가 포장마차 가게를 내고 있었다.

"이렇게나 맛있어 보이는 냄새를 하고 있는데, 꽤나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인간들이구만......"
"어서 오세요."
"곧 준비가 되니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오? 너희들, 내가 보이는 건가. 그럼 이야기가 빠르지."

의미를 모르는 채 멍하니 있는 두 사람에게,

"얼굴 좀 빌리겠어."

자비다는 바람의 성례술을 써서, 포장마차와 함께 부부를 데리고서 산으로 향했다.





"......그런 거였구나."

테오도라에게서 이야기를 듣고서, 아이들의 얼굴을 본 포장마차 주인 벤은 슬픈 듯이 아이들을 바라봤다. 정말로 죄송하다고, 테오도라는 사과한다.

"──맡겨달라니......어째서 가게를 통째로 옮겨 온 거야?"
"하핫, 어차피 먹는다면 갓 먹는 게 제일 맛있잖냐?"

어이 없어 하는 테오도라와 자비다의 대화를, 멍하니 보고 있던 아내 사리프였으나,

"그러네...... 따뜻한 밥은, 마음을 데워주니까."

응응하고 자신을 설득하듯 끄덕이며, 에이프런의 끈을 멨다.

".....벤."
"아아...... 하자, 사리프! 실력을 더욱 넣어서, 이 아이들에게 맛있는 걸 먹게 해주자고! 자비다, 테오도라 씨, 의자 가지고서 아이들을 포장마차 앞에 데리고 와줘!"





얼마 지나지 않아 포장마차에서 따뜻하고 맛있어 보이는 김과 기름의 향기가 올라왔다.

"오래 기다렸지!" "모두, 먹으렴!"

눈앞에 늘어선 것은, 마파 두부, 토마토 소스 파스타, 피치 파이. 아이들의 손이 자연스럽게 뻗었다. 한 입, 또 한 입 볼을 채우니, 눈에 힘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어떠냐, 특제 마파 두부는? 지금은 로그레스에서 주점을 하고 있는 동료랑 같이 개발한 거다."
"맛있지만...... 매웟!"

마파 두부를 먹고 있던 검정 머리 소년이 컵에 있는 물을 한 번에 들이켰다.

"하핫, 아벨은 어리구나! 난 전혀 괜찮은데."
"시끄러, 버드! 네가 피치 파이 먹은 걸 숨긴 거 다 알고 있다고!"

아벨은 붉은 머리의 버드에게 반박한다.

"둘 다, 못 났어! 후는 마파 카레도 토마토 소스 파스타도 괜찮은 걸! 파치 파이는 디저트로 남겨두고 있거든."

새침한 얼굴로 연상 소년들에게 욕을 하는 소녀 후를 보고서, 부부도 성례들도 웃었다.

"잘 먹었습니다!"

기운을 차린 아이들의 모습에, 벤과 사리프는 눈을 가늘게 떴다.

"마치, 가족 같구만."

문득 중얼거린 자비다의 말이 부부의 표정을 굳혔다.

"......그러게...... 가족, 같네......"

사리프의 뺨에 눈물이 전해졌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죄송해요, 이런 즐거운 저녁 식사...... 오랜만이라......"
"실은...... 저희 아이들도...... 업마에게...... 만일, 건강했다면...... 하고."

벤도 코를 훌쩍이며 꾹 참는다.

"그런가...... 그러니까 너희들, 처음에 만났을 때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군."
"전부...... 업마가 나쁜 거야!"

아벨이 주먹으로 무릎을 두들겼다. 그 눈에서 굵은 눈방울이 흘러 내렸다.

"자비다 형...... 나, 복수를 하고 싶어!"
"나도...... 그 업마를 해치우고 싶어......!" "후도......"

버드도, 후도 울기 시작했다.

"그건 무리군."
"어째서!"
"──내가 날려 버릴 거니까."

자비다의 눈에 싸움꾼의 불이 켜진다.

"당했다면 되돌려준다. 그게 내 《방식》이다."





그날 밤 외출한 자비다는 업마 듀라한을 쓰러트리고서, 돌아왔다. 기다리면서 안 자고 있던 아이들의 졸린 얼굴에, 원수는 갚았다고 자비다는 전했다.

"고마워...... 자비다."
"싸움 안 하겠다는 약속을 깼는데, 감사 인사를 말해도 되냐?"
"오늘은 봐줄게. 벤과 사리프는 정기적으로 와주기로 했고, 앞으로는 또 떠들썩해지겠네."

기쁜 듯한 말과는 반대로, 테오도라의 얼굴색은 맑아지지 않는다.

"테오도라...... 너, 괜찮냐?"
"뭐가......?"
"맛을 알 수 없게 된 것도, 그 얼굴색도......《부정》 탓이잖냐."

자비다와 만나기 훨씬 전부터 기댈 곳 없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계속 돌보던 테오도라는, 인간이 내는 《부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앞에 기다리는 절망을, 자비다도 테오도라도 알고 있었다.

"......이제, 그만 둬도 되지 않냐?"
"내가 그만 둔다고 하면, 너도 싸움을 그만할 거야?"
"내가 그만 둔다고 하면, 넌 인간과 지내는 걸 그만할 거냐?"
"안 그만 둘 거야──그게, 내 《방식》인 걸."





자비다는 여행을 떠났다──테오도라의 《부정》을 지울 방법을 찾기 위해서. 테오도라와 아이들의 상태를 보러 얼굴을 보이고는, 다시 나가는 나날이 이어졌다. 물론 자비다의 싸움은 끊이질 않고, 그때마다 《약속》은 깨졌다.





그리고, 1년 후.

몇 개월 만에 집에 돌아온 자비다는 그 어느 때보다 심하게 다쳐 있었다.

"......성례에게 명령해서, 술기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니...... 대마사하고 싸웠어?"
"어, 무슨 일인지, 대마사 견습생 같은 놈들이 늘어나서...... 마음에 안 드니까 패줬지...... 아얏......"
"여전하네......"
"그것보다 오늘은 선물이 있어."

자비다는 가지고 온 짐 속에서 『가시나무의 숲』이라는 이름의 푸른 술을 꺼내 들었다.





산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 그친 깊은 밤, 자비다와 테오도라는 『가시나무의 숲』을 함께 마시고 있었다.

"후우...... 역시 이 집이 진정되는구만...... 언제나 봄처럼 따뜻하고, 마음이 편해져......"
"당연하잖아?"

응, 하고 한 쪽 어깨를 올린 자비다에게,

"퀴브듀크스=스이지아......《봄바람의 테오도라》의 집인 걸."

테오도라는 스스로의 《진명》을 밝혔다.

"테오도라...... 너......"

처음으로 《진명》을 전해 듣고서, 붉게 물든 자비다의 귓가에 테오도라가 중얼거린다.

"있잖아..... 무턱댄 싸움은, 이제 안 하겠다고 약속해줘."
"그래, 약속이야."
"이걸로 몇 번째인지."
"이번엔 지키지. 이렇게 보여도 내 진명은──"

테오도라는 잔을 들고서, 자비다의 잔에 겹쳤다.





다음날, 테오도라는 모습을 지웠다.

아침 식사용 과일을 찾으러 나간 채 정오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근처를 찾아도 어디에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비다는 벤과 사이프에게 아이들을 맡기고서 수색의 여행을 떠났다.

《부정》에 의한 드래곤화의 징조를 느낀 테오도라는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떠난 게 아닐까, 자비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상은 달랐다.

틴타젤──드래곤을 신으로 숭배하는 컬트 교단. 《개문의 날》에 모습을 지웠다고 하는 사교도가 테오도라를 납치했다고 한다. 로그레스의 주점에서 노파가 꺼낸 편지에는 틴타젤의 잠복처와 피와 같이 붉은 《나비》가 적혀 있었다.





이스트간드 끝의 폐촌.

"테오도라...... 데리러 왔어."

낡은 성주 교회에 걸린 사교의 문장을, 자비다는 문짝과 함께 걷어찼다. 안에서 거센 파도와 같이 흘러 나온 《부정》이 싸움꾼의 몸을 태운다. 되돌아선 사교도들 너머, 불길한 제단에 테오도라가 바쳐져 있었다.

"이런 썩을 곳에, 테오도라를 가두다니!"

분노가 자비다를 재촉한다.

"자비다......"

테오도라가 희미하게 눈을 떴다.

"미안해..... 또 약속을 깰 것 같아."

연인의 곁으로 달려가는 성례에게, 틴타젤 놈들이 달려든다. 《부정》을 바라며, 외치고, 순식간에 업마로 모습을 바꾸고서.

"업마<괴물> 놈들이! 신<드래곤>따위에게 기도하지 말라고! 싸그리 지옥으로 처 떨어져라!"

교차한 양손에서 발한 팬듈럼이 업마 무리를 습격한다. 죄고, 베고, 쳐부순다. 끔찍한 단말마의 외침이, 마굴이 된 교회를 떨게 한다.

이 싸움만은 질 수 없다. 압도적인 힘과 기술로, 자비다는 사교도를 걷어찼다. 하지만──계속 싸우기에는 그곳은 너무나도 부정이 깊었다.

"그아아아아아앗──!!"

《부정》 탓에 움직임이 둔해진 자비다를 덮은 업마들이 싸움꾼의 팔을 다리를 붙잡는다.

"도망쳐...... 도망쳐줘어어엇!! 테오도라아아아아──!!"

자비다가 있는 힘껏 쥐어 짜, 연인의 이름을 부른다.

"자비다───!!"

기절 직전인 자비다에게, 테오도라의 절규가 닿는다.

찰나.

테오도라의 등에서 검은 부정의 날개가 펼쳐졌다.

"오오, 드래곤이여......!!"

사교도들이 그 모습에 매료된 듯이 움직임을 멈추고, 무릎을 꿇는다. 

동시에 드래곤의 날개가 칠흑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갸아아아아아아아아앗......!!"

테오도라는 사교도 업마들을 전부 죽였다. 업마의 뼈는 교회와 함께 쓸려 사라지고, 남은 건 자비다와 제단 뿐.

"테오도라......!!"

힘을 다 써서 비틀거리는 테오도라를, 자비다는 껴안았다.

"......자비다......나......죽여, 버렸어......"

목소리를 쥐어 짜낸 테오도라의 몸이 드래곤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몰살로 테오도라는 한계를 넘어버린 것이다.

"바보가...... 나한테는 언제나, 싸우지 말라고...... 말한 주제에......"
"미안, 해...... 이만...... 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널 두고 갈 리가 없잖냐!"
"이제 두 번 다시...... 이런 경험은 하고 싶지 않아...... 널....... 죽이고 싶지 않아......"

전신에서 《부정》이 흘러 넘치기 시작했다.

"포기 하지 마!! 반드시 내가 널 구할 거야......"
"그 약속...... 이번에는 지켜줄 거야......?"

검게 칠해져가는 의식의 구석에서, 평소와 같이 장난을 치는 테오도라가 있었다.

"지금까지, 약속을 깨기만 해서 미안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키겠어."

자비다는 테오도라의 손을 잡고서, 바라본다.

"피루크=자데야......《약속의 자비다》의 진명을 걸고서."

있는 그대로의 말. 남자의 맹세를, 여자는 봄바람처럼 웃으며 받아들여──《하얀 뿔》을 지닌 드래곤으로 모습을 바꿨다.

이후, 자비다는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연인을 구할 여행을.





그리고 지금, 자비다는 테오도라를 노리는 검은 해적들과 대치하고 있다.

"나는, 하얀 뿔의 드래곤을...... 죽이겠다."

하얀 뿔의 드래곤의 심장을 먹으면 《사신의 저주》를 풀 수 있다고 하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는, 《저주》를 받아 들이고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어째서 테오도라를 죽이는 것에 집착하는 건가, 자비다는 알 수 없었다. 그것이 싸움꾼을 더욱 짜증나게 했다.

하지만 이유따위 관계없다.

"......드래곤이라고 하지 마라."

그 녀석은.
봄바람처럼 상냥하게.
가장 사랑하는 여자<사람>의 《진명》을 가슴에.

"그 녀석은, 테오도라다. 드래곤이 아냐."

약속을 지킨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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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사역 성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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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인간 사회에 성례들이 모습을 드러낸 《강림의 날》로부터 며칠 후.
왕도에 있는 성료 본부──로그레스 별궁의 무거운 문이 튕기듯한 기세로 열렸다.

"기다리게 했군, 아르토리우스."

맹호와 같은 살기를 내뿜으며, 특등대마사 시구레 란게츠는 키만큼 큰 거대한 칼로, 눈앞에 있는 남자를 베러 달려들었다. 아르토리우스는 왼손으로 검을 뽑아, 태연하게 시구레의 호검을 받는다. 검과 검, 기와 기가 격렬하게 부딪치며, 예배당의 창문을 떨게 했다.

"잘 와주었군, 시구레."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검을 내리고서 검집에 넣었다.

"아직 오른손은 못 움직이는 건가."
"보는 그대로다."

망토에 숨겨진 아르토리우스의 오른팔 너머로, 시구레는 수염 난 대마사와 가면을 쓴 성례를 노려본다.

"멜키오르, 시어리즈,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셈이냐? 《카무이》를 완성시키는 것보다 아르토리우스의 팔을 낫게 하는 방법을 찾는 편이 빠르지 않겠냐?"

아르토리우스와의 대결을 누구보다도 기다리는 검사가, 《카무이》가 완성되면 오른팔도 움직일 수 있게 된다고 들은 것은, 이미 몇 년 전의 이야기다. 계획을 하루라도 더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서, 하루라도 더 빠르게 최강의 남자<아르토리우스>와 싸우기 위해, 시구레는 성료에 협력을 약속했다. 그런데도.

"《지크프리트》는 그 장소를 파악하고 있다. 입수하는대로 《카무이》는 완성된다."

멜키오르의 말에 적은 조바심과 초조함이 묻어 나온다. 

"저의 《서약술<브륜힐데>》도, 얼마 안 남은 상태까지 온 상황입니다."

가면을 쓴 성례는 억양 없는 목소리로 상황을 전했다.

"그럼 빨리 완성 시켜 달라고......응? 저기 쪼끄만한 건 뭐냐?"

시구레는 시어리즈의 뒷편에 작은 소년 성례가 있는 것을 깨달았다.

"너, 전에도 만난 적 있잖아?"

시구레의 몸에서 커다란 하얀 고양이 성례가 빠져나와, 소년 성례의 눈앞에 섰다.

"이 아이는, 시어리즈와 함께 전생한 아르토리우스의 아이야."
"아아, 그런 일도 있었던 것도 같은데, 기억 안 나는구만. 이름은?"

의지가 억제당해, 반응이 없는 소년을 대신해, 아르토리우스가 답한다.

"이름은 없다."
"어째서?"
"《진명》은 계약할 때에 주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와 계약하지 않은 것을 아르토리우스는 알렸다.

"제 아무리 너라도 아내와 아이 둘 다를 세계를 위해 바칠 수는 없었나. 하하하하핫."

악의는 없으나 용서도 없는 말에도, 아르토리우스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는다.

"부모로서, 이름 정도는 붙여주는 게 어떠냐? 진명이 아니라도, 부를 이름은 필요하잖냐. 이 무르짐도 호랑이 눈썹이라는 이상한 진명조차, 마음에 들어한다고?"
"너무하네. 『좋은 이름이다』라고 시구레가 말해줬으니까, 콤플렉스였던 《류딘=메큐어=세프》라는 진명도, 이 눈썹도 좋아지게 된 거라구."

무르짐은 애달픈 듯 꼬리를 내렸다.

"오, 좋은 이상한 이름이다. 호랑이는 백수의 왕이니까 말이지."
"그건 사자잖아?"
"아니, 확실하게 호랑이 쪽이 강하잖냐!"
"이제 됐어...... 아르토리우스님도 어이없어 하고 계시고──"

그런가, 하고 시구레는 아르토리우스를 돌아본다.

"계약하는 대마사가 주면 된다."

그 말에는 어떤 감정도 없다.

"너는 괜찮냐, 시어리즈?"
"아르토리우스님이 정하시는 일입니다."

아이의 이름을 정하려 하지 않는 아비와 어미. 하지만 주어지는 이름따위, 아무래도 좋다. 가지고 싶은 《이름》이 있다면 스스로 빼앗으면 되니까. 그것이 란게츠 남자다. 시구레는 이름 이야기에 흥미를 잃었다.

"그치만 이 성례<아이>에게는 강한 잠재 능력이 있는 것 같아. 의지를 해방하고서 계약하는 건, 계획에 있어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무르짐은 소년이 내포한 강한 힘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아르토리우스님도 파악하고 계시지만, 제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커다란 방해가 됩니다."
"《카무이》 완성까지는 다른 대마사에게 맡기게 되겠지."
"수양 아들이라는 거군."

시어리즈는 "그것이 《이치》입니다......"라고 끄덕인 후에.

"아뇨...... 시구레님, 이 성례는 《아서》의 아이아르토리우스님의 물건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 말이 자신에게 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고서 시구레는 씨익 웃는다.

"좋군, 시어리즈. 가면에 숨겨져 있지만, 넌 꽤나 좋은 나쁜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어. 아니, 좋은 나쁜 어미의 얼굴이다──"

시어리즈의 필사적인 감정이 마음에 든 시구레는 노골적인 말을 아서였던 남자에게 부딪쳤다. 하지만 아르토리우스・콜브랜드의 표정은 일절 바뀌지 않았다. 그 얼굴은 마음을 가지지 않는 소년 성례와 어딘가 닮아 있었다.





시어리즈이 작은 반린 이후 1년 정도가 지났다.

성례 본부의 한 방에서 멜키오르가 신인 대마사와 마주하고 있었다.

"어째서 주어진 성례들과 계약을 하지 않는 거지, 테레사・리나레스?"

특등대마사의 말에는 명확한 질책의 뜻이 담겨져 있었다.

"어째서 저런 아이들을...... 진의를 알려주세요."

테레사는 자신의 방에 남기고 온 두 개의 《사역 성례<아이들>》──금색의 칼단발과 촉각과 같이 튀는 머리카락이 머리 위에서 흔들리는 금발──를 떠올린다. 《은》은 방 한쪽 구석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계속 서 있고, 《금》은 어디선가 가져온 책을 묵묵히 읽을 뿐이다. 꼭두각시와 같은 그것과 계약하는 것이 자신에게 있어 이익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한다. 짜증과 한숨을 겸해, 작게 숨을 토한다.

"성례에겐 어른과 아이, 동물 등, 다양한 모습을 지닌 것이 있고, 그 각자에게 특성이 있다. 능력은 외모에 준하지 않는다고 강의했을 것이다. 아이 돌보기라도 명령한 것이라 생각한 것이냐."
"외람되지만, 그것들에겐 근접 전투 능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흉폭한 업마나 드래곤을 쓰러트리기에는 조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너에게 업마나 드래곤 퇴치를 명했나? 성료<여기>는 공훈을 세워 출세를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에──"

나의 오스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적을 치고, 지키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로 넘버인 일등대마사로서."

누나로서.

"너는 《누구》를 지킬 생각이지?"

"어......"
"제로 넘버를 자각하고 있다면, 《이치》의 앞에 《개개》의 얕은 생각을 꺼내서, 나를 실망 시키지 마라."

멜키오르는 테레사에게서 시선을 떼고서, 손에 든 고문서를 펼쳤다. 이야기는 끝난 것이다.

"......실례했습니다."

마음을 통찰 당해, 수치심에 붉어지는 얼굴을 숙인 채, 테레사는 그 자리를 뒤로 했다.  





테레사가 방으로 돌아오니, 《금》의 성례가 사라져 있었다.

"의지가 없는 성례가, 어째서......! 그건 어디로 간 겁니까?"

《은》에게 물어도 "모르겠습니다, 테레사님"이라고 억양이 없는 말이 돌아올 뿐이었다. 도구에게 대답을 바란 자신에게 더욱 짜증을 느끼며, 테레사는 《금》을 찾으러 방을 뛰쳐 나갔다.

왕성 다음으로 넓은 성료 본부는 아이가 숨바꼭질을 하기에는 너무 넓다. 종종걸음으로 수색하고서 약 1시간. 안뜰도 찾아 다녔지만 《금》은 보이지 않는다. 성례는 평범하게는 다치거나 죽지는 않을 거였지만, 혹시나 잃는 일이 생긴다면 멜키오르의 신용 뿐만 아니라, 대마사의 자격을 박탈당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가족인 오스카도 창피를 당하고 만다. 오스카가 그런 일로 화를 내지 않을 것이고, 주위의 눈을 신경 쓰지도 않겠지만──배다른 누나를 마음 속으로부터 걱정하여, 테레사 이상으로 슬퍼하겠지.

그 아이<오스카>의 미소를 빼앗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무엇보다도 내가.
아니, 무엇보다──나는 계속 일등마도사로 있어야 한다. 나는 그 아이의 곁에서 그 아이를 계속 지켜야만 하니까.

"그러고 보니까 예전에......"

테레사는 떠올렸다. 어렸을 적 숨바꼭질을 하던 중 오스카가 사라져 버린 적이 있었다. 4살짜리 동생이 즐겨 숨는 곳은 오래된 도구가 모인  창고. 평소라면 바로 찾을 수 있었는데, 그 날은 아무리 찾아 다녀도 찾질 못했다. 동생에게 뜻하지 않은 사고가 생긴 건 아닐까, 눈물 섞인 목소리로 외쳤을 때, "누님~"이라고 태평한 목소리가 들려, 발밑의 장판이 움직였다.

"지하실의 숨겨진 문......"

문득 그 자리에 주저 앉은 테레사의 눈앞에, 먼지 탓에 새카매진 동생의 미소가 날아왔다.





"그 성례, 소중한 듯이 책을 들고 있었죠."

테레사는 도서실로 향했다. 방대한 서적을 소장한 도서실에는, 지하 서고가 있다. 저번에 둘러 봤을 때에는 서고에 불빛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 문을 닫아버렸지만, 상대는 인간이 아닌, 성례다. 어두운 상태에서 책을 읽어도 이상하지 않다. 촛대에 불을 붙이고서, 지하를 비추니──《금》의 성례가 있었다.

"테레사님......"

《금》이 있던 책상 위에는 한 권의 두꺼운 신화 사전이 펼쳐져 있고, 그 주위에는 몇 개의 잡동사니가 즐비해 있었다.

"뭘 하고 있었나요?"
"......책에는, 다양한 것이 적혀 있습니다......"
"그게...... 뭐가?"
"많은 그림과 말이 적혀 있습니다."
"......물건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이름...... 네. 《이름》이 잔뜩 적혀 있습니다. 이건 《카레기아의 성수》입니다."

아이 성례는 반인반수의 나무 조각 인형을 가리켰다.

"저 고양이는...... 《테네브라에》...... 저 검은 《샤르티에》......"

잡동사니를 계속 설명하는 《금》의 말에는, 억양이 없다. 의지가 봉인되어 있을 것인데, 멋대로 방을 나가고, 도감을 열고서 물건의 이름을 조사한다──그런 성례의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대응에 응한 테레사는 촛불에 흔들리는 《금》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은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름은──《이세계의 기사 지란드》."

그래, 지란드──기사의 인형을, 테레사는 알고 있었다.

"이건...... 금입니다. 무척, 무겁습니다......"
"이건......《유우마시의 일각수<유니콘>》이군요."
"네, 테레사님."

숨바꼭질 사건 날, 고도구 창고 지하에서 그을림 투성이가 되어 나온 오스카가 들고 있던 것도, 기사<지란드>와 일각수<유니콘> 장난감이었다. 아이 성례들의 머리 모양이, 인형에 겹쳐진다.

"오스카를 위한 장난감이라 생각하면, 아 아이들도 나쁘진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은빛 기사》와 《금빛 일각수》──계약 시에 줄 《진명》도 정해졌다.





도감과 잡동사니를 안고서 방으로 돌아온 《금》에게, 테레사는 방에 있던 마우리츠로 짠 배낭을 줬다.

"잘 정리하는 겁니다."
"네...... 테레사님."

빛이 없는 눈으로 《금》은 대답했다.

(기뻐하지 않는군요...... 그 날, 오스카에게 가방을 줬을 때는, 무척 기뻐했는데......)

직후 테레사는 "내가 무슨!" 이라고 외쳤다. 벽 쪽의 《은》과 눈앞의 《금》은 동시에 고개를 올려, 테레사를 바라본다. 그 표정에는 겁조차 없었다.

불쾌한 땀이 뺨에 떠오른다. 《금》의 무뚝뚝한 반응에 낙담을 느낀 자신. 성례<도구>에게 필요없는 《정》을 안기 시작한 자신. 그 모습이 《은빛 기사》이며, 《금빛 일각수》라는 것을 깨달은, 놀라움과 분노.





"──여기에 서세요."

테레사는 두 개의 성례를 부른다.

"《이치》의 앞에 바쳐진 자들이여. 지금 맹약의 계약을 나누고, 나의 혁혁한 진의, 청정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라."

테레사는 《은》에게.

"기억하라, 그대에게 주어지는 《진명》을──보르듀=이브."

이어서 《금》에게.

"기억하라, 그대에게 주어지는 《진명》을──보르듀=스니."
""네, 테레사님......"

《1호》, 《2호》라는 의미도 없는 이름이 주어진 두 개의 성례<도구>는, 함께 대답을 했다.





거기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오스카가 들어왔다.

"오스카, 무슨 일인가요?"
"아까 전에 누님이 성례에 관해서 멜키오르님에게 직접 담판을 지으러 향했다는 것을 듣고서, 걱정이 되어서──"

그 표정, 행동. 자신의 일과 같이 누나를 걱정하고, 챙겨주는 상냥한 동생. 저 너머에 서 있는 성례 따위와 비교를 하는 것조차 역겹다.

"괜찮아요. 무사히 계약했습니다."
"진명은?"
"은이 《1호》, 금이 《2호》."
"누님답군요. 상쾌할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어요."

이걸로 됐어──테레사는 생각했다.

이름따위에 의미는 없다. 드래고니아가 아닌 리나레스라고 해도, 자신이 오스카의 누나인 것과 같이. 어떤 이름을 부여하더라도,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도구는 어디까지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성료의 정점에 향할 가장 사랑하는 동생 오스카를 지지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것을 쓸 뿐이다.

그렇다──아이 돌보기를 명령 당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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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금과 테레사가 언급하는 것들은 각각 

・ [카레기아] -> 테일즈 오브 리버스
・ [테네브라에] ->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라타토스크의 기사
・ [샤르티에] ->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 [지란드] -> 테일즈 오브 엑실리아
・ [유우마시] ->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Posted by 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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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오브 베르세리아 이문(異聞)
『진명 ~true name』

작 히라마츠 마사키

 

 


제1장 타이타니아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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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간드의 서쪽 끝. 심록의 해원에 섬뜩하게 서 있는 감옥섬 타이나티아가 《재화의 현주》라 불리우는 식마 벨벳과 그 일당의 아지트가 된 지 오래이다. 《고독》에 의해 흉폭화한 죄인 업마들은 벨벳 일행의 제압 작전에 의해 청소되었다──그럴 터였다.





"꺄아아아아아아!!"

소녀의 비명이 조용한 오후의 졸림을 찢었다. 선착장에 정박 중인 해적선 반엘티아호의 갑판에, 녹색 머리카락의 소녀가 보기에도 두려운 악당 집단에 둘러싸여 있다.

"저 매에게 엘리펀트 참치를 잡으라고 한 건 너지! 하늘에서 사냥감을 떨어트린 탓에 갑판에 큰 구멍이 생겼잖냐!"

해적 벤윅의 머리에서 김이 뿜어져 나온다.

"내가 기대하고 있던 적포도 와인을 텅텅 비게 하다니...... 애는 마시면 안 되잖냐!"

도마뱀 업마 다일은, 텅 빈 병을 휘두른다.

"식칼을 썼으면 잘 씻고, 뜨거운 물을 붓고서, 행주로 닦지 않으면 녹이 슨다.....몇 번이고 알려줬을 건데."

머리가 없는 갑옷 업마 쿠로가네의 한숨이, 공동인 몸에 울린다.

"넌 왜 나쁜 짓만 하는 거냐......"
"""모아나──────!!!"""

남자들의 외침은 각 사건의 범인인 식마 소녀・모아나에게 부딪쳤다. 하지만.

"나쁜 짓 안 했는 걸! 모아나, 힘내고 있는 걸!"
"술 마시고서, 아이가 뭘 힘낸다는 거야."
"안 마셨어!"
"그럼 왜 텅 비었냐고!"
"술따위 상관 없잖아! 이쪽은 배라고, 배!"
"안 좋다고, 이리아뉴의 적포도 와인이라고, 손에 넣기 어려운 물건이란 말이야."
"뭐으야아아아!" "세상에!"

술의 소실에 우는 어른들의 분위기를, 드디어 따라잡은 모아나는 하늘을 우러러본다.

"호그호그──, 도와줘!!"

그러니 상공을 춤추던 매는 식마 그리폰으로 변신하여 급하강. 뱃머리로 달려나가, 점프한 모아나를 등으로 받아, 호그호그는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

"""모~아~나~~~~~~~!!!"""

남자들의 외침이 허무하게도 하늘에 삼켜지는 것을. 호그호그의 주인인 퍼시벌 왕자는 웃으며 지켜봤다.

"야이, 왕자님, 당신 매인지 그리폰인지 모르겠다만, 다시 불러들이라고!"
"저건 내 게 아니야. 모아나를 태우고서 나는 것도, 내 곁에 돌아오는 것도, 호그호그의 자유니까."

왕자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자유라는 말에 담겨진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강하다. 다일은 원망스러운 듯이 신음했다. 거기서.

"내려오렴."

하늘을 나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식마 메디사는 갑판에서 구두 소리를 냈다.

"메디사! 모아나는 나쁘지 않아!"
"네 엄마에게도 가슴을 펴고서 말할 수 있어?"
"말할 수 있어! 모아나, 힘냈는 걸!"
"그럼 여기로 내려와서 모두에게 자신이 한 일을 설명할 수 있겠네. 엄마에게 말하는 것처럼."
"......알았어."

그 말을 기다린 듯이 그리폰은 조용히 착함하고, 모아나를 메디사의 눈앞에 내렸다.

메디사가 눈을 맞추며 끄덕이니, 모아나도 같이 끄덕이고, 모두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모아나...... 밥을 만들려고 했어."

타이타니아에 오고서 모아나는 벨벳 일행과 해적 일행이 잘 대해줘서 기뻤다. 자신은 언제나 섬에서 기다리지만, 반엘티아호에 일을 하러 가고, 돌아오면 모두가 지쳐있는 듯이 보였다. 그런 어느 날, 벨벳과 엘레노어가 요리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듣고서, 자신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럼 엘리펀트 참치를 호그호그에게 잡게 한 것도......"
"내 비밀의 이리아뉴를 쓴 것도......"
"식칼을 멋대로 사용한 것도......"
"응...... 모두를 기운 차리게 하고 싶었어."

모아나의 상냥함은 모두에게 전해졌다. 거기서.

"마음은 기쁘지만, 반엘티아호는 우리들 아이프리드 해적단의 목숨이야. 구멍을 뚫으면 곤란해져."
"그 말이 맞아, 모아나. 소중한 술이 없어지면 난 더 기운이 없어진다고."
"식칼을 쓰는 건 안 된다고 말하진 않겠다. 하지만 도구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녀석은, 맛있는 밥을 못 만들지."

남자들은 상냥한 쓴소리를 했다.

"모아나...... 지금, 넌 어떻게 느꼈니?"

조용히 대화를 듣고 있던 메디사는 모아나를 바라본다.

"힘냈지만, 모두가 곤란해하는 짓을 한 건 모아나 잘못이야...... 미안해요."

꾸벅 절한 모아나가 얼굴을 드니, 거기에는 모두의 미소가 있었다.

"정말이지, 모아나에게는 못 이기겠구만."

과장되게 어깨를 움츠린 다일에게, 벤윅은 장난을 치듯,

"앞으로는 트러블을 『모아블』이라고 부르자고!"
"그건 안돼! 엄마, 모아나라는 이름에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는걸!"

모아나는 팡팡 벤윅을 두들기며 맹렬하게 대응.

"미안 미안. 엄마는 어떤 의미를 모아나라는 이름에 담았어?"
"음, 그건...... 몰라!"

털썩, 하고 전원이 탈력이 오고, 해적선이 흔들렸다.

"아니, 그건 잊어버림 안 되잖아. 엄마, 슬퍼할 거라고?"

모아나는 숨을 삼키고서, 얼굴을 흐린다. 벤윅이 실수했다고 깨달았을 때는 모아나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엄마...... 모아나가 이름의 의미를 잊어버렸으니까 슬퍼서 돌아오지 않는 걸까......"
"멍청아,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다일이 벤윅의 정강이를 찼다.

"모아나, 잊어버려서 슬프다면, 어떡해야 너의 엄마가 기뻐할 거 같아?"

곤혹스러워하는 남성들을 뒤로 두고, 메디사는 냉정하게 모아나를 바라본다.

"......이름을 떠올리면, 기뻐......하겠지?"





모아나는 메디사의 추천으로 그리모왈의 서고에 왔다. 《카노누시》의 고문서 해독을 위해 대량의 서적을 들여놓은 방 한가운데에 그리모왈과 라이피세트가 문헌과 눈싸움 중. 옆에는 아이젠과 로쿠로가 각자 찾는 중이었으나, 소녀의 방문에 모두가 행동을 멈췄다.

"......모아나는 무녀의 가계니까 하리아 마을의 말이나 전승에 이름의 유래가 있을지도 몰라──메디사의 예상도 나쁘진 않네."

고대어를 아는 《그리모 선생님》은 수북이 쌓인 책더미에서 파란색 책 한 권을 꺼내, 《제자》에게 넘겼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아나에게 라이피세트는 표지를 보여준다. 

"앗, 아메노치님의 문장─!"
"응. 이건 『비의 서』라고 해서, 남방제도에 전해지는 고문서야. 모아나의 이름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지도 몰라. 같이 읽어보자."
"응!"

 

 




고문서를 읽을 수 없는 모아나가 하품을 하기 시작했을 무렵──"이걸지도 몰라"라며, 라이피세트가 어느 한 구절을 가리켰다.

"......오랜 하리아에서, 성주 아메노치의 은혜 있어, 향하는 푸른 대해는 《모아나》라고 부르더라."
"지금 모아나라고 했어!"
"응. 예전의 하리아 마을에서, 《모아나》는 『푸르고 큰 바다』를 말하는 말이었구나."
"맞아, 바다야! 엄마는 애기 모아나를 안고서 모래사장을 산책했을 때, 바다처럼 넓고 강한 아이가 됐으면 한다고, 생각했대. 그래서 《모아나》라고 이름을 붙였다고......전에, 알려줬어......"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업마 검사는, 흠흠하며 끄덕인다.

"어머님의 마음이 담긴 좋은 이름이잖냐. 떠올려서 다행이구만, 모아나."
"응! 모아나는, 푸르고 큰 바다! 강해질 거야!"

창문 밖에서 바다가 빛나고 있었다.

"로쿠로는 왜 로쿠로야?"
"여섯 번째에 태어난 남자 아이니까, 로쿠로. 알기 쉽지!"
"그치만 너무 알기 쉽잖아. 로쿠로의 아빠랑 엄마는 태만했구나!"

깔깔 웃는 로쿠로에게 이끌려, 모아나도 아하하하며 웃었다.

"그러고보니까 성례에게는 《진명》이란 게 있었지. 그건 뭐냐?"

로쿠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젠에게 물었다.

"진명이란 우리들 성례가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자신을 표현하는 말》과 같은 것이다. 자신이 《그렇다》고 깨달았을 때, 마음 속에서 떠오르고, 자신과 겹쳐지는 이름을 말하지."

자신을 표현하는 말......라이피세트는 강하게 흥미가 이끌렸다.

"어떨 때에 《그렇다》고 깨달아?"
"동생이 아직 어렸을 때 일이다. 평소완 달리 동생이 칭얼거려, 아침부터 울음을 멈추지 않은 날이 있었지."

인간 아기와는 다르게 성례는 배를 곯는 일도 없고, 병에 걸리는 것도 생각하기 힘들다. 감정에 따라 계속 우는 것조차 드물다. 아이젠은 허둥거렸다. 인간 마을에서 본 것처럼 비행기를 태우거나, 깜짝 놀래키거나, 딸랑딸랑 울리기도 했다. 자장가도 불렀다──만, 그 결과는 가슴에 묻는다.

".......달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속수무책이었지. 너무 지친 탓에 내가 울고 싶어졌을 때, 집의 문이 멋대로 열리고서 바람이 불었다. 봄바람과 같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바람이었지."

바람에 유혹 당한 듯, 아이젠은 동생을 데리고서 밖으로 나왔다. 얼만큼 걸었을까, 어두운 숲 속을 빠져나가자, 갑자기 시야가 확 열리고, 넓게 파도치는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동생은 우는 걸 멈추고서 순수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러니 주변에 온통 새빨갛고 가련한 꽃이 피어났다."
"굉장해~!"

모아나의 미소도 피어났다. 아이젠은 끄덕였다.

"덧없고 작은 꽃이었지만, 그 색에는 강한 심지가 느껴지는 선명함이 있었다. 나는 동생이 자라면, 분명 이 꽃이 어울릴 거라 생각했지. 그때 동생의 목소리가 마음속에 흘러 들어왔다──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이 얼마나 조숙한 아기인가 하고 놀랐다. 하지만 알았지──그것이 그 녀석이라고."

하크딤=유바──이르게 피는 에드나. 그 이름도 가슴에 묻었다.

"붉은 꽃의 이름을, 나는 망설임없이 동생에게 붙였다. 나와 똑같은 금색의 머리카락이었는데 말이지."
"멋진 이야기네. 근데 동생보다도 훨씬 먼저 태어났는데, 너는 자신의 진명을 느낀 적이 없었니?"

그리모왈의 앙뉘한 지적에,

"나는 늦게 피어나서 말이지. 자신의 진명을 깨달은 건, 의외로 최근이다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고, 아이젠은 자조했다.

"아이젠의 진명은 뭐야?"

눈을 빛내면서 모아나는 답을 기다린다.

우페뮤=우에크스브──탐색자 아이젠.

"......비밀이다."

아이젠은 드물게 웃으며, 답을 얼무렸다.

"근데 마길루는 계약 때 『그대에게 부여하는 진명』이라고 말하지 않았었나?"

로쿠로는 이전에 자신이 입회한 계약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릇》의 맹약은 마음과 마음의 맹세다.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것으로 성례의 진명을 대마사가 느끼고서, 말로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애초에 의지를 빼앗긴 성례에게는 마음도 진명도 없다. 대마사 놈들이 입에 담는 건 자기만족인 허언이지."
"라이피세트, 넌 어땠냐?"
"응...... 테레사 님일 때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엘레노어와의 계약의 순간은 정말 부드럽고 따뜻한 기분이 됐었어. 엘레노어가 외친 진명을 들은 나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느꼈어."
"너는 엘레노어와 마음이 통했다는 건가. 마치 결혼 맹세와 같군."
"겨, 결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로쿠로! 나는 엘레노어를 그런 식으로 보지 않아."

성례 소년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반론했다.

"뭘 화내는 거야? 평범한 비유잖냐. 그치, 아이젠."
"예를 드는 것도 해도 되는 거랑 안 되는 게 있어! 그렇지, 아이젠."

이런이런하며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쉰 아이젠의 팔을 모아나가 끌어 당긴다.

"아이젠, 모아나에게도 진명이 있어?"
"아니, 너희들 인간에게는 진명이 없다."
"에에, 어쩐지 불공평해. 성례는 좋겠다아."
"너를 안고 있던 엄마의 가슴에 솟아 올라온 이름이다. 《모아나》는, 너의 진명과 다를 바 없어."

모아나는 입을 삐쭉 내밀며 생각에 잠긴다. 아이젠은 동생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상냥하게 말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어떤 때라도 네 엄마는 언제나 네 곁에 있다. 푸른 대해──《모아나》라는 이름과 함께 말이지."
"모아나, 안 잊을 거야. 《모아나》라는 이름의 의미! 엄마가 준, 소중한 이름인 걸."

맞아, 소중한 거야.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첫 걸음이 이름이라고, 라이피세트는 곱씹었다.

"나도, 벨벳이 이름을 줘서, 사역성례 2호에서 라이피세트가 돼서...... 의지를 가지게 됐어. 내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의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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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자료집에 있던 단편 5개 중 첫 번째

Posted by 감콩
,

Story of "RADIANT MYTHOLOGY"
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

미래를 고른 소녀

세계수의 은혜에 의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 「테레지아」. 기억 상실인 소녀・카논노는 어느 날, 주인공과. 같이 동행하는 모르모와 만난다. 3명은 레지스탕스 조직 「아드리비텀」을 통해서 압제에서 마을을 해방하고, 카논노의 기억을 찾는 여행에 떠났다. 여행 중 그녀는 자신이 이세계 파스카의 구세주 「디센더」라는 것,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이세계 길가림의 디센더인 위더신과 손을 잡았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 후, 한 번은 주인공을 적대했으나 자신의 과거를 버리고서 위더신과 결별하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녀는 주인공과 모르모라 하는 두 명의 디센더와, 테레지아를 구한다는 결의를 굳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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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2

깊은 사랑에 감싸인 소녀

세계수가 가져오는 마나의 은혜에 의해 지지되는 세계 「그라니데」. 길드 「아드리비텀」에서 일하는 소녀 카논노・이어하트는 어렸을 적부터 이상한 목소리를 계속 듣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길드의 거점인 배 「반엘티아호」에서 기억 상실인 주인공과의 만남을 계기로 여행을 떠난다. 그 여행 중 자신이 이세계 파스카의 디센더, 파스카・카논노가 환생한 것이라는 사실에 직면한다. 게다가 목소리의 정체가 자신의 부모가 아니라는 것에 침울해 하나, 키워준 부모인 파닐에게 용기를 받아,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이윽고 세계를 멸망시키려 하는 「부」가 구현화한 존재, 게데와의 싸움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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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3

생명의 무게를 안 소녀

세계수와 성정(호스치아)라는 에너지 광물로 끊임없이 발전하는 세계 「루미나시아」. 기묘한 풍경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신기한 감각을 가진 소녀 카논노・그래스벨리는 비행선 「반엘티아호」를 거점으로 삼는 길드 「아드리비텀」에서 키워준 부모인 록스와 함께 일하고 있었다. 거기서 기억 상실인 주인공과 만난 그녀는 위기에 처한 루미나시아에서 자신의 정체를 추구한다. 마침내 자신이 오리지널・카논노의 기억을 이어 받았다는 것을 알고, 그와 동시에 위기에 처한 세계를 구할 방법을 알았다. 루미나시아를 소실시키려 꾸미는 라자리스를 봉인하기 위해, 그녀는 디센더의 강대한 힘을 바라고서, 죽음의 위기를 꺼리지 않고 맞서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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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S OF THE WORLD RADIANT MYTHOLOGY
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

Kanonno(Pasca Kanonno)
카논노 / カノンノ (파스카・카논노 / パスカㆍカノン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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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 여성        ・연령 : 불명          ・신장 : 158cm          ・체중 : 44kg
・출신 : 파스카     ・일인칭 : 나(私)                                                                CV 쿠도 하루카


ㆍ꽃무늬 머리띠
꽃봉오리가 모티브인 인상적인 머리띠. 내부가 머리카락과 같은 색상인 건, 여성의 고집.

ㆍ노력가!
소녀다운 가녀린 몸. 하지만 착실하고 일을 잘 해, 조직과 마을 사람들의 신뢰가 두텁다.

ㆍ커다란 애검
애검ㆍ바스타드 소드만 있다면, 혼자서 멧돼지를 잡는 것 쯤은 간단. 내게 맡겨줘!





ㆍ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
압제에 고통 받는 마을에서, 사람들의 생활을 돕는 레지스탕스 조직 「아드리비텀」에서 일하는 소녀. 기억을 잃었으며, 이름 외의 모든 과거를 일절 떠올리지 못하지만, 착실하고 밝은 성격.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 시키는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과거 이력이 없는 테레지아의 디센더에게 공감을 갖고서, 함께 기억의 단서를 찾는 여행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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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하는 두 개의 세계


파스카라 불리우는 세계를 구할 터였던 위대한 존재 「디센더」. 그것이 그녀. 그러나 카논노가 지켜야 했던 파스카는 이미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왜냐면 그리운 경치도, 거기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영위 되던 삶도 전부 그녀가 멸망 시켰으니까. 전쟁은 몇 번이고 말려도 그치지 않았다. 디센더의 힘을 이용하고자 달콤한 말로, 혹은 힘에 호소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가왔다. 정말 좋아하는 고향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이세계 길가림의 디센더・위더신과 손을 잡고서, 파스카를 멸망 시켰다.

한 번 하면 그 다음은 이미 「작업」이었다. 위더신의 곁에서 많은 세계를 부쉈다. 그리고 똑같이 「테레지아」를 멸망 시키려 했다가, 실패하고서 기억을 잃었다. 아무것도 모르고서 구해준 테레지아의 사람들은 상냥했고, 카논노는 쭉 잃어버린 채, 잊어버렸던, 따뜻한 시간을 받았다.

테레지아에도 「디센더」가 있었다. 자신과 같이 과거를 잃은 그 사람과 함께 가면 기억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손을 잡고서 여행에 나섰다. 운명적인 예감이 있었다. 자신도 예전에는 그렇게 불렸던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여행은 잃어 버렸을 기억을 불러 일으키고, 격렬한 후회와 잔혹한 현실은 용서 없이 그녀를 몰아 세웠다. 과거의 죄를 견딜 수 없어서, 동료들의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또 다시 나타난 위더신의, 「테레지아를 멸망 시키는 대신 파스카를 부활 시킨다」는 속삭임이 달콤하게 올렸다. 거절하기에는 사랑하는 고향을 멸망 시킨 죄책감은 너무나도 컸다.

그리고 동료에게 검을 겨눴다. 누구보다도 인연을 느끼고 있던 디센더에게, 또 하나의 자신에게 영원한 결별을 고하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힘을 휘두른다 해도, 패배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파스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과 똑같을 정도로 테레지아를, 그리고 그곳에 사는 동료들이 소중하게 됐으니까.

두 번 다시 소중한 장소를 잃고 싶지 않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반대로 손을 내밀어준 디센더와, 이번에야 말로 함께 가자고 생각했다. 이제 위더신에게 속지 않겠다. 파스카를 되돌릴 수 없다 해도, 또 하나의 고향이 된, 사랑스러운 테레지아를 지키겠다. 카논노는 「디센더」로서 계속 휘둘러온 소중한 검을 다시 쥐면서, 그렇게 마음 속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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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모 Mormo          CV 사카구치 다이스케
・ 종족 : 불명        ・ 연령 : 불명
・ 신장 : 44cm      ・체중 : 1.3kg
・ 출신 : 야운        ・일인칭 : 나(オイラ)

뜨거운 성격이며 정의감이 강한, 이세계 야운의 디센더. 고향 야운은 세계수 외의 모든 것을 「좀먹는 자」에게 침식 당해, 같은 위기에 처한 테레지아를 구하기 위해 왔다. 또한 야운에서는 모르모와 같은 종족은 암수 구별이 없는 자웅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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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야, 목소리가 들려...... 싫어, 싫어싫어......, 무서워!」 : 위더신의 부하의 이름을 듣고서, 떠오를 것 같은 기억의 파편에 느낀 공포와 초조함.

・ 「......내 고향은 이제 없어. 테레지아를 아무리 돌아 다녀도, 내 고향은 없다고!!」 : 정말 좋아하는 세계 파스카를 멸망 시킨 것을 주인공에게 말하면서, 부딪치는 비통한 외침.

・ 「응......, 내 세계를 키우고...... 이번에야 말로 지킬 거야.」 : 위더신과의 결전 후, 한 번은 멸망한 파스카를, 이번에야 말로 지키겠다고 세운 강한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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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S OF THE WORLD RADIANT MYTHOLOGY2
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2

Kanonno Earhart
카논노・이어하트/ カノンノ・イアハー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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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 여성   ・연령 : 15세    ・신장 : 158cm    ・체중 : 44kg
・출신 : 그라니데・시프스트 마을 ・직업 : 마법검사 ・초기 칭호 : 동화 소녀 ・일인칭 : 나(私)               CV 이토 카나에


ㆍ숨겨진 강한 마음
아직 천진난만함이 남은 소녀. 그 마음에는, 강한 「부」에도 이길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

ㆍ마음에 드는 파우치
파우치에 슬쩍 붙어 있는 아플리케. 야운의 디센더와 닮았다던가 아니라던가.

ㆍ애검ㆍ세븐스 서머
너츠넛츠족의 날개로 만들어진 대검. 신기한 힘에 의해 크기와 중량은 자유자재이며, 평소에는 파우치에 수납하고 있다.





ㆍ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2
철이 들기 전에 부모와 헤어지고, 너츠넛츠족의 파닐에게 키워진 밝고 솔직한 소녀. 세계의 모든 것에 동경을 품고 있으며, 곤란한 문제에도 맞서는 심지가 강한 부분도 가지고 있다. 바다에서 들려오는 신기한 목소리가 부모의 것이라고 강하게 믿고서, 그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파닐과 함께 길드 「아드리비텀」의 거점인 「반엘티아호」에 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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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믿었던 것은 숭고한 사랑


카논노는 밝고 솔직하며 붙임성 있는,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소녀. 하지만 단 하나,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을 찾자면, 그건 「신기한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

그 목소리를, 소녀는 어렸을 적에 헤어진 부모의 목소리라 믿고 있었다. 처음에는 꿈속에서만 들려왔던 상냥한 목소리. 그건 언젠가부터 바다 쪽에서 뚜렷하게 들리기 시작하고, 목소리의 비밀을 확인하기 위해 넓은 바다로 노를 젓기 시작했다.

커다란 배에서 어디까지나 수평선을 쫓아, 동료와 지내는 바쁘면서도 즐거운 매일. 어느 날 그 갑판에서 갑자기 사람이 내려왔다. 기억을 잃고서, 불가능도 두려움도 없고, 마나를 둘러싼 세계의 혼란에, 대지에 선──그건 마치 그림책에서 그려지던 세계를 구하는 존재 「디센더」 그 자체. 카논노는 아무것도 모르고서 망설이는 그 손을 잡고서, 함께 여행하기로 정했다.



이윽고 카논노는 여행 도중 자신에게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됐다. 헤어졌다고 들은 부모는 이미 이 세상에는 없다는 것. 부모라고 생각하고 있던 목소리의 주인은, 이세계의 현자들의 정신집합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은 부모 대신 파닐에게 키워진 평범한 소녀가 아니라, 머나먼 시간의 너머에서 살아 있었던, 이세계의 디센더의 환생이라는 것. 그 모든 것이 15세 소녀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무거웠다. 언제나 지켜봐 주는 파닐을 돌아보니, 그녀는 쓸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앞으로 5년...... 살면 오래 산 편이려나」──. 부모라 따랐던 소중한 사람에게 온 수명. 그리고 자신은 살아가는 의미조차 알지 못한다. 모든 것에게 남겨진 듯한, 절망을 느꼈다.

하지만 파닐은 이렇게 말해줬다.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나도, 사랑하는 카논노가 살아간다면 죽는 건 두렵지 않다」고. 강하게 살아가자고 생각했다. 「부」가 구현화된 존재인 게데에게서 세계를 지키기 위해, 동료와 함께 싸우기로 정했다. 세계수에 인도되어 세계를 구하는, 디센더의 힘이 되기로 정했다.

머나먼 이세계에서 잔뜩 싸우고, 끝없는 눈물을 체험하고서, 이 그라니데에서 평범한 소녀로서 다시 태어난 한 명의 소녀. 카논노는 지금은 이미 디센더가 아니다. 하지만 소중한 세계를 구하고 싶다고 강하게 바랐을 때, 전설의 디센더처럼 기적의 힘조차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건 그 누구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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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닐 Paneer                  CV 미와 카츠에
・ 종족 : 너츠넛츠족 ・ 성별 : 여성
・ 연령 : ?                 ・일인칭 : 나(私)

높은 지능을 가지는 희귀종, 너츠넛츠족 여성. 카논노의 부모 대신 어렸을 적부터 키웠다. 취미는 독서이며 특히 연애 소설에는 정신이 팔린다. 반엘티아호에서는 가사를 지휘하고 있으며, 그 수완은 상쾌함이라는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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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세계에 있는 모두에게 이 빛이 닿을 날이 올 거야.」 : 강한 눈빛으로 올곧게 나아가는 주인공인 디센더에게 전한, 자신의 바람.

・ 「지켜지고 있구나, 우리들. 우리들이 아무리, 어리석을 때가 있더라도!」 : 부의 힘에게서 도망치지 않고서, 모든 것을 받아들였을 때의 말.

・ 「나, 변할거야. 변하고 말 거야. 나도 앞으로의 나를 만들 거야.」 : 파닐에게 어리광 부리던 과거를 되돌아본 후의 새로운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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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S OF THE WORLD RADIANT MYTHOLOGY3
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3

Kanonno Grassvalle
카논노・그래스벨리/ カノンノ・グラスバレ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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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 여성 ・연령 : 15세 ・신장 : 158cm ・체중 : 44kg
・출신 : 루미나시아 ・직업 : 마법검사 ・초기 칭호 : 꿈을 그리는 소녀 ・일인칭 : 나(私) CV 히라노 아야


ㆍ「가을」을 연상하게 하는 머리 장식
단풍 모양을 모티브로 한 카츄샤. 적령의 소녀에겐 빠트릴 수 없는 패션 아이템

ㆍ눈부시게 아름다운 붉은 도신
애검ㆍ어텀 릴리. 대검답지 않은 귀여운 외견에 방심하면, 그 파괴력에 경탄.

ㆍ또 다시 등장
자캣의 단추에도 본 적 있는 것이?! 역시 야운의 디센더와 닮았다던가 아니라던가.





ㆍ테일즈 오브 더 월드 레디언트 마이솔로지3
밝고 명량 쾌활한 소녀이며, 가끔 기묘한 풍경이나 본 적 없는 문자를 스케치북에 그리고 있다. 어렸을 적에 의사인 부모가 종군 의사로서 징병 돼, 전장에서 죽었다. 이후 부모를 모시고 있던 집사 록스의 손에 맡겨져, 각지를 방랑하면서 키워졌다. 그 여행 도중에 도착한 마을에서 앙쥬와 만나, 길드 「아드리비텀」의 발족에 함께 해, 맴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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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억을 더듬는 여행길

소녀는 스케치북에 본 적 없는 경치를 그린다. 페이지에 펼쳐지는 건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기묘한 광경. 누구에게 물어도 「지어낸 거잖아」라고 비웃음 당한다. 그녀의 눈에는 분명히 비치던 것인데.

어째서 본 적 없는 풍경이 보이는 걸까. 어째서 모르는 문자와 배운 적 없는 것을 그리느 걸까. 아드리비텀의 배로 전세계를 여행하면 언젠가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대와 불안과 한가닥의 희망을 안고서, 카논노는 넓은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기억이 없고, 길드에 몸을 맡긴 「그 사람」은 그림을 보여주면 언제나 부드럽게 웃어준다. 이 사람이 믿어준다면, 분명 이 경치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알게 됐다. 스케치북에 펼쳐진 풍경은 이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 그건 루미나시아가 아닌 다른 세계──지금은 이미 멸망한, 과거 어디에 있었던 세계. 그녀가 이어 받은, 「세계의 기억」. 그건 루미나시아를 집어 삼키려 하는, 서로 마주할 수 없는 이세계 지르디아가 어떻게 풀어진 건가. 그 답에 이어지는, 세계들의 추억.

세계의 기억을 이어 받은 이유를 알고 싶다.
자신이 누구인가, 뭘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를 찾고 싶다.
이세계 그 자체로서, 루미나시아를 미워하는 라자리스의 고독을 구하고 싶다.
은혜가 시들어가는 세계를 구하려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힘을 계속 사용한 기억 하나조차 없는 소중한 동료──「디센더」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렇게 바라고서 마나가 소용돌이치는 가장 끝의 성지에 도착하고서, 그리운 빛을 만났다.

빛은 알려줬다. 다양한 세계가 있는 이유. 그건 머나먼 옛날에 우뚝 솟은 세계수의 종자로서, 많은 세계가 태어났으니까.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것처럼, 무수한 세계가 싹텄으니까. 카논노가 이어받은 기억의 의미. 그건 근원의 세계에서 세계수가 된 소녀 「카논노」가 맡긴, 수많은 세계에게 받은 선물. 만일 태어나지 못한 세계가 고독과 쓸쓸함에 울고 있다면, 그것을 구해줄 방법도 잘 찾을 수 있도록.

카논노는 디센더로부터 세계를 구할 힘과 함께 기도하는 용기를 받았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살아왔던 수많은 「카논노」와 「세계」의 몫까지, 세계를 지키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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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 Rocksprings              CV 아이바 히로키
・ 종족 : 불명 ・ 성별 : 남성 ・ 연령 : 불명
・ 신장 : 46cm ・ 체충 : 1.7kg ・ 일인칭 : 나(僕)

본명은 록스프링스. 반엘티아호에서 아드리비텀의 경리와 가사를 담당하는 컨시어지. 원래는 카논노의 집에서 일했으나, 그녀의 부모가 이세상을 떠나고서는 부모 대신 키웠다. 사람의 말을 할 수 있으나, 종족은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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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난 알고 싶어......」 : 기묘한 경치와 문자가 가끔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자신의 기억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강한 바람.

・ 「세계수는 분명, 이런 삶을 바라지 않아......」 : 창조하는 것은 죄로 여겨, 새로운 세계에서 창조를 빼앗으려 하는 라자리스에게 향한 비통한 호소.

・ 「어서 와!! 쭉, 믿고 있었어. 믿고 있었어!」 : 결전을 끝내고서 반엘티아호에 돌아온 디센더에게 건 환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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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논노 / カノンノ (파스카・카논노 / パスカㆍカノンノ) [TOW RM1] 【인명】
아이릴리에서 활동하는 레지스탕스 조직 「아드리비텀」에서 일하는 소녀. 기억 상실이나, 그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구김살 없는 밝은 성격. 세계수의 기슭에서 습격 당한 것을 테레지아의 디센더와 모르모에게 도움 받아, 행동을 함께 하게 된다. 그녀의 정체는 이세계 파스카의 디센더. 인간끼리의 싸움에 절망해, 위더신에게 협력하는 형태로 고향을 길가림에게 포식시켰다. 그 후에는 위더신과 함께 다른 세계를 길가림에게 포식시켜서 멸망시켜왔다. 테레지아에서는 세계수를 길가림에 삼키려고 노리지만, 강한 힘에 튕겨져 나가 기억 상실이 되고 말았다. 테레지아의 디센더 일행과의 여행 중 기억을 되찾으나, 과거의 자신의 행위에 충격을 받고서, 동료의 곁에서 모습을 지운다. 그리고 파스카를 되살린다는 것을 조건으로 다시 위더신에게 협력해서 세계수에서 마나를 착취하려고 노리나, 테레지아의 디센더에 의해 저지되었다. 그 후 동료들과 화해하고서 길드에 돌아간 후에는 길가림 토벌을 목표로 한다. 테레지아의 디센더와 함께 세계를 구한 후에는 부활한 고향 파스카로 돌아가, 디센더로서의 사명을 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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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논노・이어하트 (カノンノ・イアハート) [TOW RM2] 【인명】
세계수의 은혜에 지켜지는 세계 그라니데의 길드 「아드리비텀」에서 일하는 소녀. 부모도 고향도 모르는 카논노는 너츠넛츠족의 파닐에게 키워졌다. 어디에나 있을 밝고 솔직한 소녀지만, 어렸을 적부터 꿈속에서 신기한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녀는 그 목소리가 부모의 것이라 믿고 있으며, 점차 바다에서 들리게 된 목소리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반엘티아호에 승선. 후에 목소리의 정체가 니아타라는 것을 알고서, 잠시 침울해졌으나, 키워준 부모인 파닐의 애정에 닿아 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결심을 한다. 또한 그녀의 정체는 이세계 파스카의 카논노가, 「다음에 태어난다면 평범한 소녀가 되고 싶다」고 바라고서, 환생한 모습이다. 세계를 구한 후에는 디센더의 활약을 그린 책을 출판사에 들고 가, 출판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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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논노・그래스벨리 (カノンノ・グラスバレー) [TOW RM3] 【인명】
하늘을 달리는 배 반엘티아호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길드 「아드리비텀」에서 활약하는 명량 쾌활한 소녀. 어렸을 적에 의사였던 부모를 전장에서 잃었으며, 집사로서 부모를 모셨던 록스에게 각지를 방랑하면서 키워졌다. 방랑의 끝에 도착한 마을에서 앙쥬 일행과 만나, 아드리비텀의 발족에 입회한다. 가끔씩 기묘한 풍경이나 익숙하지 않은 문자를 스케치북에 그리고 있으며, 그 풍경을 찾고 있었다. 길드의 의뢰 후 돌아가는 길에 자신이 그리고 있던 기묘한 풍경이 과거나 이세계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어째서인지 그런 기억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찾기 위해 성지 랑그리스로 향해, 기억의 너머에 도달한다. 그때 자신이 원초의 세계수인 오리지널・카논노의 인자를 이어 받은 존재라는 것알 알게 됐다. 더욱이 루미나시아 창세의 순간을 보고, 태어났어야 했을 또 하나의 세계 지르디아가 있다는 것, 현재 루미나시아를 집어 삼켜 멀망시키려 하는 지르디아를 루미나시아가 지키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됐다. 후에 카논노는 디센더와 함께 싸워, 이 세계를 멸망시키려 한 라자리스에게 승리. 루미나시아를 구했다. 싸움 뒤에는 주인공의 귀환을, 동료들과 「아드리비텀」에서 기다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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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타 Niata CV 아오바 마히토
・ 성별 : 남성 ・ 일인칭 : 우리(我々)

육체를 버리고서 미지의 테크놀로지 기기에 영혼을 깃들인, 이세계 파스카의 현자들의 정신이 모인 존재. 파스카가 멸망하기 이전에는 파스카의 디센더인 과거의 카논노를 지켜보고 있던 니아타야말로, 카논노・이어하트가 들었던 신기한 목소리의 정체이며, 그녀가 살아가기 위해 검술과 마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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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타(ニアタ) [TOW RM2] 【인명】
이세계 파스카의 현자들에 의한 정신집합체. 다양한 세계를 건넜으며, 박식일 뿐만 아니라, 그라니데의 상식을 훨씬 능가하는 고도한 과학 기술을 가진다. 파스카가 종말을 맞이할 때까지는, 디센더인 파스카・카논노를 지켜봐 왔다. 파스카 소멸 후에도 존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기계에 옮겼기 때문이다. 니아타야말로, 카논노・이어하트에게 말을 걸던 신기한 목소리의 정체이며, 그녀에게 지식과 검술 등을 가르쳤다.
[TOW RM3] 【인명】 신기한 기계에 정신을 투영시킨 이세계 파스카의 현자들. 지금까지 많은 세계를 보고 왔기에, 고도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다. 한 번은 라자리스에 의해 파괴되었으나, 카논노・그래스벨리가 부른 순간, 자기 수복 기능에 의해 부활했다. 루미나시아에서는 「창세를 지켜본 자」로서 전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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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로라(アウロラ) Aurora CV 나가시마 유코
・ 성별 : 여성 ・ 연령 : 불명
・ 신장 : 175cm ・ 체충 : 56kg
・ 출신 : 불명 ・ 일인칭 : 나(ウチ)

가바다 지방의 과학자. 「마과학」으로 빈곤한 지방을 발전시켰다. 실은 그녀도 이세계의 디센더이며, 스스로 바라서 세계를 멸망 시킨 과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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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로라(アウロラ) [TOW RM1] 【인명】
가바다 지방의 과학자이며, 신기한 사투리로 말하는 여성. 마나를 소비해,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마과학」으로, 가난했던 가바다를 급속도로 발전시켰기에, 마을 주민에게 존경 받고 있다. 실은 이건 그녀가 심취한 위더신을 위해 가바다 지방을 마나를 대량 소비 시켜서 고갈된 대지를 길가림에게 포식 시키기 위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테레지아의 디센더와 레지스탕스 조직 「아드리비텀」에 의해 저지 되어, 진다. 또한 그녀도 원래는 이세계의 디센더였으나, 멸망의 위기에 몰린 자신의 세계를 길가림에게 포식 시킨 과거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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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더신(ウィダーシン) Widdershin CV 시마다 빈
・ 성별 : 남성 ・ 연령 : 불명
・ 신장 : 190cm ・ 체충 : 77kg
・ 출신 : 길가림 ・ 일인칭 : 나(僕)

이세계 길가림의 디센더. 냉혹한 성격이며 자신의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을 고르지 않는다. 그 목적은 「좀먹는 자」길가림에 모든 세계를 포식 시켜 하나로 만들어, 그 누구도 죽지 않는 영원불멸의 세계를 만드는 것. 간젤과 아우로라를 이용해서 테레지아의 세계수를 약화 시키기 위해, 다양한 책략을 실행해 왔다. 카논노와 모르모의 세계도 길가림의 포식으로 멸망하고 있다.


ㆍ모든 것을 그 수중에
지금까지 묻어왔던 세계는 다 셀 수 없을 정도. 과거 세계의 구세주였던 남자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수라의 길을 선택했다.

ㆍ칠흑의 옷
검정을 기조로 한 간단한 복장. 이상한 힘으로 공중을 날아다니는 그에게, 이동을 제한하는 중후한 갑옷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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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더신(ウィダーシン) [TOW RM1] 【인명】
이세계 길가림의 디센더. 모든 세계를 하나로 하는 것으로, 죽는 일이 없는 영원불멸의 세계를 창조하려고 노리고 있었다. 자신의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을 고르지 않는 냉혹한 성격이며, 테레지아의 세계수를 길가림에게 포식시키기 위해, 간젤과 아우로라를 이용해서 다양한 책략을 실행해 왔다. 포식시킨 세계 안에는 모르모의 세계 야운과 카논노의 세계 파스카 등의 세계도 포함되어 있으며, 테레지아도 멸망하기까지 한 걸음까지 몰린다. 그러나 테레지아의 디센더와 「아드리비텀」의 활약에 의해, 저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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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데(ゲーデ) Guede CV 노지마 켄지
・ 성별 : 불명 ・ 연령 : 불명
・ 신장 : 불명 ・ 체충 : 불명
・ 출신 : 그라니데 ・ 일인칭 : 나(俺)

세계수가 내부에 저장하고 있던 인간의 「부」의 상념이 구현화한 존재. 인간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분노와 증오, 소유욕 등 부의 감정 덩어리이며, 파괴 충동과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을 행동 원리로 삼고 있다. 자기자신이 이 세계에서 소멸해야 할 뿐인 존재라고 깨닫고 있으며, 그것을 거절하는 듯이 이 세계 그 자체와 생명을 가진 자 모두에게 똑같은 고통을 주려고 한다.


ㆍ부야말로 힘의 원천
세계에 가득한 부를 흡수하는 것으로 힘을 비축한다. 하지만 그건 동시에 자신에게 아픔과 고통을 주는 것이 된다.

ㆍ이형의 오른팔
불길하게 변형된 오른팔의 뼈. 이 팔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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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데(ゲーデ) [TOW RM2] 【인명】
세계수에 저장되어 있던 「부」가 현현한 존재. 과학자 재니스가 세계수에 상처를 낸 것으로 태어났다. 그라니데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이 오랜 기간 쌓아온 분노와 증오 등의 「부」의 감정 덩어리이며, 그 행동 원리도 파괴충동과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자신도 세계에서 필요로 되지 않는, 사라져야만 하는 존재라고 자각하고 있으며, 모든 생명에게 자신과 같은 괴로움을 주기 위해 이 세계를 멸망시키려 한다. 하지만 후에 자신과 정반대의 존재이며, 게데를 받아들이려 하는 그라니데의 디센더와 대결. 그 싸움 중에서 게데는 자신을 몸에 받아들이려 하는 주인공에게 저항하는 것을 포기하고, 이윽고 신체는 확산. 정령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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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리스(ラザリス) Razaris CV 사토 사토미
・ 성별 : 불명 ・ 연령 : 불명
・ 신장 : 불명 ・ 체충 : 불명
・ 출신 : 지르디아 ・ 일인칭 : 나(僕)

어떤 병도 낫고, 어떤 바람도 이루어지는 붉은 연기에서 태어난 존재. 깨느른하게 말하는 때도 있으면, 격앙할 때도 있어, 정과 동의 차이가 격렬하다. 그 정체는 원래 태어났어야 했던 세계 「지르디아」 그 자체. 루미나시아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어리석은 행위에 낙담하고, 나라끼리 싸워 자멸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루미나시아를 자신의 이치인 지르디아로 갈아치우려 한다.


ㆍ지르디아를 구성하는 결정
이세계 지르디아에서 살아가는 생명은, 광물을 주체로 한다. 세계 그 자체인 라자리스도 결정을 감싼다.

ㆍ어머니되는 존재
세계 그 자체인 존재로서 루미나시아에서 지르디아의 생명을 창조한다. 하지만 낳은 백성들의 모습은 이질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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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리스(ラザリス) [TOW RM3] 【인명】
태어났어야 했던 세계 지르디아의 종자. 처음에는 육체도 자아도 없었으나, 어떤 병도 낫고, 어떤 바람도 이루어 주는 붉은 연기로서 루미나시아에 발생해, 인간이 바람을 이루기 위한 의지에서 세계의 생명력과 정보를 손에 넣은 결과, 지금의 모습과 지혜를 얻었다. 감정의 정(靜)과 동(動)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격렬하며, 께느른하게 말하는 때도 있으면, 갑자기 격앙되는 때도 있다. 애초에 라자리스의 세계인 지르디아는 원래 태어났어야 했던 세계 중 하나이다. 하지만 대비되는 세계 루미나시아가 태어나게 되어 지르디아는 존재할 수 없었다. 지르디아의 세계 그 자체인 라자리스는 루미나시아를 침식해, 그 모든 것을 지르디아로 덧씌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건 루미나시아를 멸망시키는 것과 같은 의미였으나, 그것을 감지한 루미나시아의 디센더 일행에 의해 그 야망은 저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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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의 이름 하에

 

 

로쿠로 : 엘레노어가 비엔푸에게 붙인 진명인 《이쥼=하이=리=에잠》이란 거, 무슨 의미야?

아이젠 : 『이상을 위한 시련』이라는 의미다.

비엔푸 : 카노누시의 진명인 『이상을 위한 날개』...... 《네브=히이=에잠》하고 닮았어요푸. 저도 언젠가 성주가 될 지도...... 후후후.

로쿠로 : 본인은 기뻐하니까 상관 없지만 미묘하게 걸리는 이름이란 말이지? 어째서 『시련』인 거야?

엘레노어 : 일등대마사로 임명된 후, 비엔푸를 받았지만...... 다른 성례와는 다르게 제멋대로 굴고, 중요한 때에 늦잠을 자기도 하고...... 뺨을 후후 해주는 악몽까지 보게 돼서......

비엔푸 : 아아, 그건 꿈이 아니에요푸. 목욕할 때 등을 닦아주려다가 문의 결계에 튕겨져 나간 적도 있었죠푸~

벨벳 : 너, 잘만 괜찮았네?

엘레노어 : 괜찮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시의 저는 거기에 《이치》가 있다고 믿고 싶었어요. 비엔푸는 멜키오르 님께서 제게 주신 『시련』이라고......

라이피세트 : 그래서 『이상을 위한 시련』......인 거구나.

엘레노어 : 네. 그때는 정말로 괴로웠지만, 덕분에 강해질 수 있었어요.

비엔푸 : 거기까지 엘레노어 님이 절 생각해주시다니...... 강한 사랑을 느꼈어요푸! 엘레노어 님, 다시 한 번 저랑 계약해주세요푸!

마길루 : 내 허가는 필요없다네.

비엔푸 : 새로운 진명은 『사랑과 시련의 이치』로, 하나 부탁 드려요푸!

엘레노어 : 그 사랑, 전력으로 거절*합니다!

비엔푸 : 비에~~~엔!!

로쿠로 : 시련은 뛰어 넘은 모양이구만.

 

 

* 원문은 ことわり로 이치(理 - ことわり)와 거절(断り - ことわり)의 중의적인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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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벨벳 : 피, 쭉 신경 쓰였는데, 네 이름......

라이피세트 : 내 이름? 피라는 이름? 아니면 진명 쪽......?

벨벳 : 아니, 동생이랑 같은 『라이피세트』라는 이름을 붙인 거 말이야......

라이피세트 : 처음엔 놀랐지만 신경 쓸 건 아니야. 원래는 벨벳이 동생을 위해 생각한 이름인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내게 처음 라이피세트라고 불렀던 때를 기억해?

벨벳 : 보티건 해문에 떨어지려고 했던 널 잡았을 때, 정신을 차리니 라이피세트라고━━

라이피세트 : 그때, 내 마음에 불이 붙었어. 벨벳이 나를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로서 봐줬으니까. 물론 라피랑 겹쳐서 보고 있던 건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만약, 이라고 생각해.

벨벳 : 만약......?

라이피세트 : 벨벳이 대마사로서 나랑 계약했다면, 역시 진명은 《마오테라스》였을 거라 생각해.

벨벳 : 그럴지도 모르겠네. 뭐, 내가 대마사라니...... 있을 수 없지만.

라이피세트 : 그런가...... 성료의 그 하얀 제복도 어울릴 것 같은데?

벨벳 : 하지만 나는 『성례 2호』라고 부르지 않을 건데?

라이피세트 : 벨벳이라면...... 그것도 괜찮으려나?

벨벳 :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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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날까지

 

 

 

라이피세트 : 다녀왔어, 피.

라이피세트(성례) : 어서 와, 라피. 벨벳은 벌써 잠든 거야?

라이피세트 : 응, 지쳐서 푹 잠들었어. 온세상을 여행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 네게도 진짜 감사하고 있어. 고마워.

라이피세트(성례) :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함께 여행을 했을 뿐인걸.

라이피세트 : 아니, 이전 여행에서는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있었잖아? 너희가 마지막까지 함께 싸우고, 지지해줬으니까 누나는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던 거야.

라이피세트(성례) : ......그런 거라면, 응, 나도 힘냈어.

라이피세트 : 큰일이지 않았어? 누나는 금방 아이 취급도 하고, 말하는 걸 들어주지도 않을 때도 있잖아.

라이피세트(성례) : 아하하...... 그건, 조금. 하지만 나는 피라고 불리는 거, 전혀 싫지 않았어.

라이피세트: 실은... 나도 라피라고 불리는 거, 좀 마음에 들어. 특별한 《애칭》인 걸.

라이피세트(성례) : 분명 우리가 어른이 되어도 라피랑 피라고 부르겠지......

라이피세트 : 그게 누나, 인걸.

라이피세트(성례) : 응...... 어쩐지 기뻐. 우리들은 각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이어져 있어. 너와 똑같은 라이피세트라는 이름이라 다행이야.

라이피세트 : 고마워, 나도 기뻐. 후아아...... 졸리기 시작했네. 슬슬 가야겠어.

라이피세트(성례) : 잘 자, 라이피세트.

라이피세트 : 잘 지내, 라이피세트.

라이피세트, 라이피세트(성례) : 언젠가 또 다시 『너』와 만날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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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했던 과거를 다시 한 번 구실 삼아

 


그날, 앳된 얼굴에 빛나던, 용담과 같은 눈동자를 잊지 못한다. 오래된 관습 하에 계약을 나눈 소년은, 이 대륙에 천족을 향한 신앙을 되돌리겠다며, 그것만을 바라고서 도사가 되었다. 도사는 평생에 걸쳐 가족을 가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초자연적인 힘을 향한 경외 탓에 육친과의 관계도 희박하다. 겨우 열 살을 조금 넘겼을 뿐인 어린 나이에, 소년은 이미 많은 것을 버릴 각오를 정했다. 이윽고 그는 여행 중 나이를 먹고, 사려 싶은 청년이 되어 이끼 낀 유적과 대지가 깎인 절벽에, 신인 천족에게 바치는 신앙을 찾아 돌아다녔다. 하지만 천족이 잊혀진 세계에서, 어디에도 옛 기도를 받아들이는 장소도 사람도 없다. 낡은 위광을 등에 업듯이 쌓여 있던, 외견 뿐인 장식과, 의미따위 이미 텅 비어버린 교회에서 그럼에도 도사 미켈은 빈 껍데기 같은 제단 너머에 마오테라스를 찾아내고서, 울었다.

 

 

 

 



도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받아 들인 것이 자신이라면, 도사여야 한다는 중압을 건 것도 자신이었다. 지지하고 싶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어깨에 짐을 늘리고, 인도하고 싶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답을 제시할 뿐이 되어 있었다. 그가 지팡이 대신 손에 든 칼자국은, 점차 깊숙히 대지를 파고 들고, 계속 끊기며, 마지막 땅에서 다한다. 아주 적게 남은 사람의 양심에 긴 여생을 바치겠다 정하고서, 마오테라스를 지킬 엄숙한 성역을 만든 그의 마음은, 그 반생을 성실하게 잇대면서도, 분명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지경에까지 몰렸던 것이다. 은퇴한 도사를 따르고, 마오테라스를 받들어 캄란에서의 청빈한 삶을 선택한 한 줌의 동포만은, 어떻게 해서든 지켜야만 한다. 연면히 계속되는 도사의 숙명을 엿본 사람이라면 도망칠 수 없는, 그런 업에 얽매여서.

 

 

신을 부정으로 떨어트리고, 죄 없는 약한 사람들을 희생시킨, 어리석은 남자를 향한 공물을. 그 누구도 아닌, 그 남자의 야망에 희생된, 피를 나눈 어린 생명을 공물로, 고개를 든 저주는 도사까지 덮치고서ㅡㅡ미켈은 저주에 먹혀 역사에서 사라졌다. 잊혀져 버린 도사의 비극을, 주신의 잘못이라고 들이대듯이.


새로운 소년을 그릇으로 맞이할 자격이, 자신에게 있는 것인가. 만물을 태워 대지에 되돌리는 불의 가호를, 부정을 태우는 정화의 불꽃으로 바꾸는 교만이, 다시 용서될 수 있는 것인가. 미혹은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가능한 한 그를 인도하기로 정했다. 설령 과오의 업화로 스스로의 몸을 태우더라도, 이번에야말로 도사를 끝까지 지지해 보이겠다. 머나먼 날에 소년의 곁에서 본 꿈은, 과거라는 이름의 굴레에 갇힌 환상이 아닌, 하늘을 향해 내걸린 검의 빛이 되어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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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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