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p162

 

 


자비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선두에 서서, 안내하듯이 걷기 시작했다. 그 뒤를, 1호가 따라간다.

"저기"

라이피세트는 빠른 걸음으로 1호를 따라잡고, 그 옆에 서서 걸었다.

"이렇게 대화하는 건, 아마 처음이 맞지. 날 기억하고 있어?"
"......응"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목소리로, 1호는 답했다.

"그런가...... 지금까지 건강했어?"
"......건강?"
"병이라던가, 상처 같은 게 없었냐는 거?"
"......하지 않았어"
"그렇구나...... 그건 다행이야"
"......응"

1호는 싫어하는 기색은 아니다. 하지만 대화가 잘 나아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1호와 사이 좋게 대화할 수 있을까.
두 사람에게 들은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테레사의 곁에서 떨어져, 벨벳 일행과 함께 지내게 됐을 적의 라이피세트는 이런 느낌이었을지도 모른다.
벨벳에게 살아 있다는 것을 가르침 받고, 로쿠로와 아이젠에게서 사는 방법을 배우고, 마길루에게서는 이 세상에는 엉망진창인 것도 있다는 것을 배우고, 엘레노어는 그릇으로서 지지하게 되었다.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자신은 지금도 감정을 봉인 당했던 그때와 같았을 것이다.

"성장했구나, 라이피세트"
"어쩐지 유감스런 느낌도 들지만 말일세~"

로쿠로와 마길루가 번갈아가며 웃는다.
하지만 1호는......? 1호는, 이제부터 어떻게 될까.
거기서 자비다가 갑자기 뒤를 돌았다.

"이 소년은, 어떤 녀석인데?"
"응...... 이 아이가 1호고, 내가 2호. 전에는 나와 함께 테레사님이라는 대마사에게 사역되고 있었어"
"오호, 네 동료인가. 그래서, 그 테레사님이라는 녀석이 쓰러져서, 풀려났다고"
"나는 벨벳과 모두와 만났지만 1호는, 돌아갈 장소가 그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해......"
"그래, 마음이 억눌려진 성례가 갈 곳인, 업마의 위 정도니까"
"응......"

라이피세트가 힘없이 답하니, 자비다는 쓴웃음을 지으며 앞을 향하낟.

"라이피세트. 이 녀석의 이름, 뭔가 좋은 거 없냐?"
"1호에게 이름을 지어줄 거야?!"
"오우. 1호라는 번호로는, 불쌍하잖냐?"
"응. 나도 벨벳이 이름을 지어줘서 기뻤어"

라이피세트가 웃으며 말하니,

"......실버는 어떠냐?"

옆에서 갑자기 아이젠이 진지한 얼굴로 제안했다.

"실버?"

자비다가 되물으니, 아이젠은 가만히 팔짱을 낀다.

"그 녀석의 머리카락도 목에 걸린 플레이트도 은색이니까"
"과연, 꽤나 차분하고 좋지 않냐?"

로쿠로가 납득한 듯이 수긍했다.

"실버...... 응, 멋져!"

1호에게 잘 어울린다고, 라이피세트도 생각했다.
그런 대화를 듣고 있던 자비다도 만족한 느낌이었다.

"예전 동료인 라이피세트가 납득했다면, 실버로 결정이구만. 어이, 전 · 1호! 듣고 있었냐? 네 이름이 정해졌다고"

근처에서 걷고 있던 1호는 자비다에게서 다시 이름을 듣는다.

"내 이름...... 실버......?"

이상한 듯이 목을 갸웃거리는 1호ㅡㅡㅡ실버를 향해, 자비다는 웃고 있었다.

"그래. 네 이름은 실버다. 멋지지?"
"응...... 실버...... 내 이름......"

실버는 중얼거렸다.
아주 조금이지만, 그 입가가 핀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소설판에서 실버는 자비다랑 같이 퇴장해서 게임판에서처럼 실버어어어어어!!!! 같은 느낌으로 개구르지는 않음.

다만 저 이후로 노 언급이라 문제지.

Posted by 감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