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하권 9장 138쪽~

 


벨벳이 놀란 얼굴로 얼굴을 올리니, 거기에는 몸에 검이 꽂힌 채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카노누시의 모습이 있었다.

"나는 쭉 괴로웠어. 몸이 약한 탓에 폐만 끼치고...... 역시 누나는......"

새빨간 혈액이 검을 타고 흘러, 벨벳의 주먹을 적셨다.

"아..... 아아......"

눈물을 흘리며 떠는 벨벳을 향해 카노누시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사라지는 편이 좋았어?"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벨벳은 검을 집어 넣고서, 카노누시를 껴안았다.

"그럴리가 없잖아...... 살아줬으면 했어. 곁에 있어줬으면 했어"

눈물로 젖은 눈동자를 닫고서 더욱 강하게 껴안는다.

"그런데 그렇게 되어서...... 복수를 하지 않으면...... 너를 위해서, 나는...... 먹고...... 죽이고......"
"다행이다"

벨벳에게 안긴 채, 카노누시는 너무나도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미안...... 미안해, 라피......! 아팠지"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는 벨벳은, 라이피세트를 향해 절규한다.

"피! 이 아이의 상처를 낫게 해줘!"

라이피세트는 망설임을 숨길 수 없다. 그치만......

"그치만, 그 녀석은......"
"라이피세트야! 내 동생이야!"

그 순간 카노누시와 눈이 맞았다. 이 녀석...... 웃고 있지 않아?

"......하지만, 나는 복수는 바라지 않았어. 그야, 그런 자기중심이야말로 부정함을...... 업마를 만드는 원흉이니까"
"어......?!"

당황한 모습의 벨벳에게도 아랑곳 않고 순수한 미소를 향한다.
라이피세트...... 아니, 카노누시가 뭘 말하고 있는 것인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아서 형부를 도와서 진정시킬 거야. 이 세계의 고통을...... 누나와 같은 더러운 불결을"
"더러운...... 불결...... 나와 같은......"

멍한 표정으로 벨벳은 중얼거린다.
벨벳이 더럽다니...... 이 녀석, 아까부터 대체 뭘......

"각성한 카노누시는 모든 업을 진정시켜, 인간을 불결함을 만들지 않는 존재로 바꾸어 준다"

아르토리우스가 상층에서 엄숙하게 말을 걸어 온다.

"업을 먹힌다면 나는 나로서 있지 못하게 된다만?"

화를 참으며 로쿠로가 말한다.

"그걸 하겠다는 거겠지. 성례에게서 의지를 빼앗은 것처럼"

아이젠도 혐오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고통이 없는 조용한 세계가 온다"
"사람의 의지를 지우는 것이, 당신의 목적이었던 건가요!"

엘레노어는 충격을 지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업마가 없는 상냥한 세계를 만든다...... 그것이 내 꿈이야"

카노누시가 무표정으로 벨벳을 쳐다봤다.

"안심해줘. 이 상처도 금방 나을 거야. 누나를 먹으면 말이지"

그 직후, 카노누시와 벨벳을 중심으로 지면이 검게 바뀌어, 거대한 원형의 마법진이 전개 된다.

"이건?!"

라이피세트는 놀라면서 자신의 발밑을 봤다.
지면은 검게 물들어, 늪처럼 발끝에서부터 가라 앉아 간다.

"이런, 먹힐 걸세!"

마길루가 외쳤다.

"기다려......"

몸의 대부분을 먹혀 들어가는 동안, 라이피세트는 벨벳의 멍한 목소리를 귀로 들었다.

"나는, 줄곧 널 위해서...... 그런데...... 이런 건......"
"고마워"

카노누시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기에 제대로 속죄를 해야지. 계속 무의미하게 모두에게 상처를 입혀 왔으니까"
"그런......"

벨벳은 두 눈을 뜬 채, 그 어떤 움직임도 멈췄다.
가장 사랑하는 동생이 살해 당한 것에 대한 복수를 위해, 벨벳은 모든 것을 희생하고서, 그 어떤 것도 상처 입혀왔다.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그 누구도 아닌 동생 본인에게서 선고된 것이다.
이대로라면 늦어버릴 것이라고, 라이피세트는 생각했다.

"벨벳!"

라이피세트는 외치면서 양손을 앞으로 뻗었다. 손바닥과 손바닥 사이에 마력구를 발생시킨다. 힘껏 양팔을 뻗으니, 마력구는 한 번에 확대되어, 동료들 모두를 삼켰다. 그리고 동시에 마법진은 수축하면서, 라이피세트 일행을 삼켜, 소실했다.








p141~157




***



라이피세트는 눈을 뜨고서, 주변을 봤다. 초목의 종류는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고, 푸르게 빛나는 바위 사이에 길이 어디까지고 이어지고 있다. 한 번 보고서 평소의 세계가 아니라고는 알았지만, 어딘가 그리운 느낌도 들었다.

"다행이에요, 정신 차렸군요"

엘레노어가 안도한 표정으로 이쪽의 상태를 엿보고 있다.

"아무래도 지맥에 삼켜진 것 같아요"
"엘레노어는 괜찮아? 모두는?"




라이피세트가 물으니, 엘레노어는 슬픈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저는요. 하지만......"

작은 목소리로 바뀌면서, 얼굴은 살짝 옆으로 이동한다.
그 시선의 앞을 향하니, 벨벳이 서있었다. 눈은 공허하고, 입은 작게 계속 움직이고 있다.

"죽인다...... 죽인다...... 그렇게...... 죽였는데...... 그치만 그 아이가...... 그 아이를 위해서......"

엉뚱한 방향을 보며 서있는 채로, 벨벳은 중얼중얼 헛소리를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럽다니...... 난...... 무의미하게...... 잘도...... 죽여야...... 죽어...... 죽어......"

그 눈동자에는 빛이 완벽하게 사라지고 있었다.
벨벳을 보고 있는 라이피세트의 어깨에, 엘레노어가 손을 올린다.

"제가 깨어났을 때부터, 계속 저런 느낌이었어요"
"계속......"

라이피세트가 숨을 삼키니, 갑자기 벨벳이 이쪽을 향해 얼굴을 향했다.

"일어났구나"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가자. 지맥(이곳)을 나가서 녀석을 죽인다"
"하지만 카노누시는 벨벳의......"
"환각이라고 말했잖아!! 아니면 가짜! 함정이야!!"

벨벳이 갑자기 목소리를 올렸다.

"......아니, 진짜라면 어쩌겠다는 거야? 그 아이가 날 배신했다는 소리잖아"

이번에는 또 냉정한 표정을 되돌리고서, 천천히 라이피세트에게 다가간다.

"그런 녀석을 죽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왜? 어째서? 내가 얼마나 죽여왔는지...... 실컷 봐온 네가!"

비명을 지르며 라이피세트를 양 어깨를 잡았다.

"죄송......해요......"
"벨벳!"

엘레노어가 당황하며 달려와, 두 사람을 떨어트렸다.
벨벳은 숨을 거칠게 쉬며, 라이피세트틀 내려다 보고 있다.

"자, 여기서 나가자. 네 힘으로"
"하지만...... 아이젠과 모두를 찾아야......"
"빨리!!"

갑자기 오른손을 뻗어, 간단하게 라이피세트의 머리를 잡았다.
가차없는 태도와 무서움을 겸비한 목소리에, 라이피세트의 눈에서 자연스럽게 눈물이 맺힌다.

"빨리 하라고 말하고 있잖아"

어쩔 수 없이, 라이피세트는 양손을 합치고서 술법을 발동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지워지고 만다.

"뭐하는 거야. 빨리!"
"적당히 하세요!"

주변에 마른 소리가 울린다. 엘레노아가 벨벳의 뺨을 힘껏 때린 것이다.
벨벳은 그런 엘레노어를 향해 눈을 향했다.

"적당히 해야 하는 건 그 녀석들이야!! 그야 그렇잖아?! 죽이겠어...... 반드시......"
"진정해주세요"

슬픈 듯이 눈동자를 글썽이며, 엘레노어는 벨벳의 어깨를 살짝 잡았다.




(생략)




세 사람은 지맥에서 나가기 위한 탈출구와 떨어지게 된 동료들을 찾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 사이, 벨벳은 말이 없었다. 눈만을 번뜩이며 그저 발을 움직이고 있었다.
라이피세트와 엘레노어도 똑같이 입을 다물고서 앞을 나아갔다. 당분간 걸었을 때, 일행이 나아가는 길 앞에 갑자기 빛의 구가 나타나, 커다랗게 팽창하여, 라이피세트 일행을 삼켰다.

"어?!"

마치 비눗방울 안에 들어온 것 같았다. 구의 표면은 새하얗게 빛나고, 그 후 무언가의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

"이...... 이건......"

비춰지고 있는 것은, 벨벳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가 아니다. 긴 흑발을 머리 뒷쪽에 세 갈래로 땋고서, 검소한 무명의 옷을 입은, 확실하게 어린 모습이었다.

"뭐야......"

영상을 보면서 벨벳은 놀라고 있었다.
영상의 내용은, 전에 방문했던 아발 마을의, 벨벳의 집 같았다. 그는 거기서 동생인 라피와 즐겁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카노누시의 공격......?"

라이피세트의 중얼거림에 엘레노어가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다른 것 같아요. 이건...... 과거의 환영?"
"우아아아아앗!!"

벨벳이 외치면서 업마 손을 해방해, 영상을 찢었다.
구는 한 순간만에 터져 부드러운 입자가 되어, 라이피세트 일행의 주변에서 사라진다.

"후후후......"

벳벳은 라이피세트 일행을 향해 몸을 돌렸다. 소름 돋을 듯한 미소였다.

"봐, 죽였어! 보라고, 자! 익숙한 거야!"

고함을 지르면서, 벨벳은 업마 손을 되돌린다.

그런 벨벳의 눈앞에, 또 빛의 구가 튀어 나왔다.
이번 영상에서는 아르토리우스와 많이 닮은 청년과 본 적 없는 여성이 나오고 있다.
숲의 작은 길에 쓰러져 있는 청년을 여성이 발견하고, 힘껏 간호한다.
공복이었을까, 배가 울리는 청년에게 여성은 사과를 주며, 저녁을 먹지 않겠느냐며 권유했다.
여성은 세리카·크라우라고 소개하고, 청년은 아서라고 소개했다.

"아르토리우스!!"

벨벳은 업마 손으로 빛의 구를 찢었다.

"뭐야......! 뭐냐고......!!"

증오가 담긴 표정으로, 벨벳은 빛의 구가 있던 장소를 몇 번이고 발로 밟고 있다.
거기에 로쿠로와 아이젠이 나타났다. 아무래도 마길루는 함께 있지 않은 것 같다.

"뭐야, 방금 건?"
"당신들에게도 보이고 있었나요?"

놀란 상태의 로쿠로에게 엘레노어가 말을 거니, 주변에 있던 아이젠이 입을 열었다.

"대지의 기억이라는 거겠지. 지맥에는 지상에서 일어난 일이 사생화처럼 기록 되어 있다고 들었다"
"즉 예전의 환상이라는 건가"

로쿠로가 납득한 것처럼 말했다.

"......환각이 아니야. 저건 내 언니야"

침착함을 되돌린 듯한 벨벳이, 담담하게 말했다.

"언니......"

영상 안의 여성이, 크라우라고 지칭했던 것을 라이피세트는 떠올린다.

"세리카 언니도 속은 거야..... 그치? 그런가, 그러니까 나를 감옥에서 꺼내서......"

의미를 모를 말을 중얼거리며, 벨벳은 흐늘흐늘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 이상한 분위기에, 로쿠로와 아이젠이 뭔가를 느낀 듯이 얼굴을 마주 봤다.

"라이피세트, 벨벳은 괜찮은 건가?"

라이피세트는 고개를 흔들며, 그리고 숙였다.

"어떻게, 해야 할까......"
"타인의 걱정을 할 때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아이젠이 말했다.

"여기는 완전히 카노누시의 영역으로 덮여 있다. 녀석의 몸 안이라고 말해도 좋겠지"
"그렇구나. 그러니까 내 힘으로는 나갈 수 없어......"

아까 전, 벨벳에게 듣고서 쓰려고 했던 술이 지워진 것을, 라이피세트는 떠올렸다.
아이젠은 경계를 재촉한다.

"조심해라. 대지의 기억도 녀석이 재생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녀석들의 목적은 벨벳이니까 말이지"

카노누시의 목적은 완전한 각성에 필요한, 벨벳의 안에 있는 두 개의 부정함이다.

"어쨌든 앞으로 가보자고. 멈춰서서는 답이 안 나와. 마길루도 찾아주지 않으면 불쌍하니까 말이야"

벨벳은 이미 걷고 있었다. 라이피세트 일행은 그것을 깨닫고서 뒤를 따랐다.

그러니, 또 빛의 구가 나타났다.

다음에 재생되는 것은, 또 세리카와 아서였다.

두 사람은 아발 마을의 집에서 화목하게 살고 있다. 아무래도 부부가 된 것 같았다.
세리카는 슬쩍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그는 아서의 아이를 품고 있다.
아서는 크게 기뻐하며, 세리카의 얼굴을 조용히 보며 웃으면서도,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ㅡㅡㅡ맹세할게. 이 목숨과 바꿔서라도 너희들을 지키겠다고ㅡㅡㅡ

촤악!

아서의 목소리와 동시에 벨벳이 그 영상을 무언으로 찢었다.

"크크크......아하하하핫!"

이번에는 한 손을 이마에 대고 조소한다.

"웃기지, 저런 말을 믿다니! 전부 거짓말인데. 미소도, 맹세도, 그 무엇도"

거기에 또 다시 빛의 구가 나타났다.

피처럼 붉은 달이 비추는 진정의 사당. 업마의 무리가 무섭게 포효를 올리며 질질 나아가, 세리카를 사당의 구멍의 가장자리로 몰아 넣고 있었다.
아서가 베어 넘겨 오며 그를 구하려고 하지만, 세리카는 그런 아서를 지키기 위해 업마의 공격을 받아, 그 끄트머리에서 구멍 안으로 낙하한다. 아서는 손을 뻗지만, 낙하하는 그를 잡을 수는 없었다.

ㅡㅡㅡ어째서 나는! 단 둘 만의 가족조차 지킬 수 없는 거냐!!ㅡㅡㅡ

고뇌하는 아서의 앞에 멜키오르가 나타나, 진실을 고했다.
이 마을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봐주는 것의 대가로서, 아서 일가를 업마화한 도적들에게 바쳤다는 것을.
죄 깊은 마을 사람들의 행위에, 아서는 절망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 그러니 등 뒤의 사당의 구멍에서 황금색의 빛의 기둥이 수직으로 올라와, 그 안에서 두 명의 성례가 떠올랐다.

한 사람은 세리카와 많이 닮은 용모를 한 성례.
그리고 또 한 명은, 자신이었다.
두 사람은 세리카와 그 뱃속의 아이가 사망해, 성례로서 전생한 모습이라고 멜키오르는 말한다.
그 생명을 산 재물로 하고서 사당의 봉인이 풀려, 성주 카노누시가 부활을 이룬다. 그것은 멜키오르를 포함한 성료의 간부가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부활은 불완전한 것 같고, 카노누시는 힘의 일부만을 발휘할 수 있다.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카노누시의 완전한 부활을 이루기 위해, 멜키오르는 막 전생한 두 명의 성례를 데리고 하려고 하고, 아서는 그런 멜키오르를 불러 세웠다.
세계의 고통을 멈추겠다는 사명에 눈을 뜬 그는, 한 명의 성례와 계약을 해, 선대 필두 대마사 클로딘·아스가르드의 의지와 힘을 잇는 대마사, 아르토리우스·콜브랜드라고 자칭했다.

"지금의 성례는, 나......?"

그 영상이 말하고 있는 것은 진실인 걸까.
자신은 아르토리우스와 세리카 사이의 아이였던 걸까......

"보세요, 저기!"

엘레노어가 갑자기 외치며, 손가락을 향했다.
그 앞의 공간에, 상처와도 같은 균열이 입을 벌리고 있다.

"지맥의 균열이다.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젠이 그렇게 말하며, 달려가려는 순간, 또 빛의 구가 나타났다.
다음에 보여주는 것은, 세리카의 묘 앞에 선 아르토리우스와 라피였다.
그것을 눈으로 본 벨벳이 숨을 삼키며 "라피......"라고 중얼거렸다.
영상 속의 라피는, 아르토리우스에게 말을 건다.
이 붉은 달이 떠오르는 붉은(緋) 밤에, 누나인 세리카와 그 아이의 생명을 산 재물로서, 카노누시가 눈을 떴다. 그것이 사람들이 업마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개문의 날의 정체라는 것을.
라피는 아르토리우스가 쓴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다.
카노누시가 완전히 부활한다면, 업마가 없는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그것을 위해서는 또 하나, 청정한 영혼을 가진 산 재물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리고 라피는 만반의 준비를 한 것처럼 아르토리우스에게 물었다.

ㅡㅡㅡ나라면, 산 재물이 될 수 있어?ㅡㅡㅡ

아르토리우스는 잠시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 후 눈을 열었다.

ㅡㅡㅡ너는, 어째서 새가 하늘을 난다고 생각하지?"ㅡㅡㅡ
ㅡㅡㅡ새는, 날지 않으면 안돼. 하늘을 날기 위한 날개를 가지고 있으니까ㅡㅡㅡ

라피는 올곧게 아르토리우스의 눈을 보며 답했다.

ㅡㅡㅡ내게도, 약하지만 날개가 있어. 그러니까 지금 날지 않으면 안 돼!ㅡㅡㅡ

그는 '십이세병'이라는, 이름 그대로 12년 밖에 살 수 없는 불치병을 앓고 있었다.

ㅡㅡㅡ병은 무섭지 않아. 하지만 지켜지기만 하고서 죽는 것은...... 나는, 절대로 싫어ㅡㅡㅡ

"웃기지 마......"

벨벳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지만, 영상은 무정하게도 진행하고 있다.
아르토리우스는 라피의 바람을 받아들여, 그 영혼을 산 재물로서, 다음에 올 붉은(緋) 밤에 카노누시를 완전 부활을 시킬 결의를 한다.

ㅡㅡㅡ이건 누나에게는 말하지 말아줘ㅡㅡㅡ

라피는 그렇게 말하며, 아르토리우스와 약속을 나눈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닫았다.

ㅡㅡㅡ내가 만들거야. 누나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세계를ㅡㅡㅡ

"아아아아악!!"

벨벳이 업마 손을 휘둘러 빛의 구를 파괴했다.

"뭐가 의지야! 날개냐고! 잘도...... 잘도 둘이서, 나를 배신했겠다!!"

하늘을 향하고서 외치는 벨벳의 주변에, 또 무수한 빛의 구가 나타난다.
그 하나하나가 부풀어, 끊임없이 과거의 기억을 비추고 있었다.

ㅡㅡㅡ사과도 사죄도 없어! 가족이니까 당연, 맞지?ㅡㅡㅡ

온화한 표정의 아르토리우스를 배경으로 라피에게 미소를 짓는 벨벳.

ㅡㅡㅡ응. 언니 직접 전수인 키슈를 만들고서 기다릴 테니까ㅡㅡㅡ

외출하려고 하는 아르토리우스를 배웅하는 벨벳.

ㅡㅡㅡ너라면, 형부에게 지지 않을 대마사가 될 지도 모르겠네ㅡㅡㅡ

함께 침대 위에 앉아 라피에게 말을 거는 벨벳.

"닥쳐......"

증오로 가득찬 표정으로 업마 손을 휘둘러, 현재의 벨벳이 빛의 구를 계속 파괴한다.
하지만 대지의 기억은 집요하게 벨벳의 행복했던 시절의 영상을 계속 보여준다.

"닥쳐어어어!!"

벨벳은 업마 손으로 더욱 격렬하게 빛의 구를 파괴한다.

"이런 거짓말을! 잘도! 전부! 전부 그 녀석의 거짓말이야! 그런데 나는......! 죽어! 죽어, 죽어, 죽어어어!!"

벨벳은 지금까지 동생의 복수를 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지의 기억의 내용은 그 동기 자체가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라피는 아르토리우스에게 살해 당한 것이 아니라, 전부......
거기에 야수가 으르렁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업마다. 짐승이나 곤충 등, 다양한 생물의 부위를 이은 듯한 모습의 무시무시한 업마가, 이쪽에 달려오려고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방해하지 마! 더러운 괴물이!!"

벨벳은 단독으로 나가서, 업마 손으로 있는 힘껏 내려쳤다.
공격을 제대로 받은 업마는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벨벳은 그 부정을 먹는다. 업마는 검은 연기가 되어 소멸......한 것처럼 보였지만, 연기가 걷힌 후, 업마가 있던 장소에 사람의 모습이 쓰러져 있었다.

"히익?!"

벨벳은 떨면서 당황한다.
쓰러져 있던 것은, 벨벳이었다.
그 벨벳은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목만을 움직이며, 인형처럼 행기 없는 눈동자를, 앞에 선 벨벳에게 향하고 있다.

"우아아앗!!"
"진정해, 벨벳! 이런 건 카노누시의 환영이야"
"나...... 내가...... 죽어......"

하지만 그녀의 귀에는 닿지 않은 것 같았다.

"이런 거라니 너무하네. 그건 누나의 절망의 모습인데"

아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라이피세트와 벨벳의 앞의 공간에 황금색의 빛이 빛나며, 거기서부터 카노누시가 모습을 나타냈다.

"증오하고, 원망하고, 먹고, 죽인다. 타인도, 세계도, '이치'도 짓밟고서, 그저 감정에 따라서 산다...... '더러운 증오(부정)의 덩어리야"

카노누시는 천천히 이쪽에 다가온다.

"트, 틀려!"
"네가 입을 열 게 아니야. 진실인지 아닌지는, 누나가 알고 있으니까"

라이피세트의 외침을, 카노누시는 부정했다.

......틀리지 않아. 그야, 전부 내 제멋대로인 착각이었어. 그런데, 나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벨벳은 무릎에서부터 지면에 무너져 내린다. 카노누시가 그 눈앞에서 멈춰서 있었다.

"죄도 없는 사람들을 잔뜩 상처 입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잔뜩 죽여서 먹었어"

카노누시의 질문에, 벨벳이 답했다.

"아서 형부의 결의도 모르고서"
"사람도 마을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어"

답하는 벨벳의 눈동자에, 눈물이 고였다.

"그래도 나는, 누나를 정말 좋아했어. 그러니까 누나를 위해 산 재물이 되는 것을 선택했어. 그런데 부활을 방해하면 나는 의미 없이 죽게 되는 거잖아"

카노누시는 슬픈 듯이 슬쩍 눈을 가늘게 한다.

"실은 정말로 무서웠다구, 죽는 건"
"미안...... 미안해......"

그 말을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카노누시는 다시 벨벳에게 시선을 향한다.

"인정하는 거지? 누나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은, 전부......"
"응. 누구를 위한 것도 될 수 없었어"

공허한 표정으로 벨벳은 수긍하며, 어린 아이처럼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주저 앉았다.

"나는 무의미하게 모두를 괴롭힌...... 괴물입니다"

그 양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지면을 적혔다.

"알았다면, 속죄를 해야지"

만족한 듯이 수긍하며, 카노누시는 슬쩍 공중에 떠올랐다.

"마지막 부정...... 누나의 증오와 절망을 먹으면, 나는 완전히 각성한다...... 그러면 세계의 고통을 멈출 수 있어"

카노누시의 머리 위에 천사와 같은 빛의 고리가 나와, 그것이 크게 넓어졌다.

"누나는, 고통이 없는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줬으면 했지만..... 괴물이 되어서는, 어쩔 수 없겠네"

고리의 내부의 암흑에서 강력한 마법진이 떠오르니,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것을 흡수하기 시작한다. 멍하니 앉아 있는 벨벳의 몸도, 시든 나뭇잎처럼 간단하게 움직여진다.

"아아...... 아......"
"벨벳!"

저항 없이 흘러가는 벨벳을 라이피세트는 필사적으로 쫓아가, 오른손으로 그의 왼손을 잡았다.
그 뒤에서는 엘레노어 일행의 3인이 필사적으로 다리를 견디며 흡수에 저항하고 있다.
지면에 누워 있던 벨벳의 모습을 한 절망이, 어찌할 도리 없이 공중에 떠올라, 고리 속으로 삼켜진다. 고리의 내부의 암흑에서부터 거대한 괴물의 입이 나타나, 그것을 한 번에 삼켰다.

"저건...... 카노누시의 입?"
"아마도 그럴 거다. 먹혀지면 끝이라고!"

풍압에 견디면서 올려다 보고 있던 엘레노어에게, 아이젠이 외치며 답했다.
라이피세트도 어떻게든 양 다리를 버티면서, 날아가려고 하는 벨벳의 팔을 잡고 있지만, 점차 힘이 빠지며, 벨벳의 신체는 점점 공중에 떠오르고 있다.

"놔줘...... 나는 사라져야......"
"싫어!!"

라이피세트는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런 라이피세트를, 벨벳은 슬픈 듯한 눈동자로 본다.

"이런 더러운 괴물은, 살아서는 안 돼...... 알고 있잖아......?"
" 한 사람 째의 산 재물의 전생체...... 너도 내 일부다. 같이 먹어줄게"

공중을 부양하면서 카노누시가 다가와, 라이피세트에게 그렇게 고했다.
안간힘을 쓰고 있던 라이피세트의 발이 이제 한계를 넘었다. 라이피세트는, 벨벳의 팔을 잡은 채 공중에 떠오른다.
하지만 그런 그의 발을, 누군가가 강하게 잡았다.

"아이젠!"

외치는 듯한 라이피세트의 목소리에, 아이젠은 히죽 웃었다.
오른손으로 라이피세트의 발을 잡으면서 왼손에서 성례술로 만든 사슬을 꺼내, 그것을 지면에 박아서 견디고 있다. 

"라이피세트, 이 자만가에게 한 마디 해줘라"

아이젠의 말에 강하게 수긍하고서, 라이피세트는 벨벳 쪽을 본다.

"부탁이야, 이제 손을......"

공허한 눈으로 간절히 바라는 듯한 벨벳을 향해, 라이피세트는 외쳤다.

"시끄러워, 닥쳐어!!"

그것은, 분노의 목소리였다.

"알 리가 없잖아!"

그 팔을 잡은 오른손에, 라이피세트는 재차 힘을 넣었다.

"벨벳은, 금방 화내고! 무섭고! 날 먹으려고 해! 하지만, 상냥하고...... 이렇게 따뜻해! 벨벳에 관한 건, 전혀 모르겠어!!"

울면서 라이피세트는 또 외쳤다.

"하지만, 벨벳은 내게 이름을 줬어! 나침반을 쥐어 줬어! 내가 살아 있다고 알려줬어! 그러니까 나는! 날 위해서 벨벳을 지킬 거야!"
"피......"

벨벳이 작게 중얼거린다.

"더러워도 돼! 의미 따위 없어도 된다고! 모두가 틀렸다고 말한다면, 세계하고도 싸울 거야! 벨벳이 절망하던지 알 바 아냐! 나는......!"

콱!

벨벳을 잡는 라이피세트의 오른손에 격통이 달린다.
그의 왼손이 어느새 업마 손이 되어, 라이피세트의 오른손을 먹는다.
그것은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고통이었다.

"벨벳이 없는 세계따위......"

고통을 견디면서, 몸에 있는 모든 힘을 써서, 힘껏 외쳤다.

"절대로 싫어어!!"
"아아......"

벨벳은 눈물을 흘리며 라이피세트를 본다.
하지만 그 왼손의 업마 손은 점점 라이피세트의 오른손을 먹어 간다.

"안 돼...... 손이 멋대로......"

사과하는 벨벳에게, 라이피세트는 미소를 돌려준다.

"팔 정도는 먹어도 돼. 하지만, 이쪽은 남겨줘"

그렇게 말하며 왼손을 뻗었다.

"벨벳을 울린 카노누시(저 녀석)을, 때려줄 테니까!"
"라이피세트......!"

벨벳도 오른손을 뻗기 시작한다. 라이피세트의 왼손과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진다. 

"나...... 정말 좋아했어. 라피도, 세리카 언니도, 아서 형부도, 모두......"

그 손가락 끝과 손가락 끝이 아주 조금 닿았다.

"그러니까, 그 때를 빼앗긴 것이...... 나를 선택해주지 않은 것이...... 분해!!"

그것은 이기적이기는 하지만 틀림없는 벨벳의 본심이었다.
벨벳과 라이피세트가 드디어 서로의 손을 강하게 잡는다.
라이피세트는 그 손을 강하게 끌어 당겼다.
그 순간, 상공에 있던 빛의 고리가 유리처럼 깨져, 소멸했다.

"절망이...... 사라졌다고?! 게다가 이 백은의 불꽃......"

카노누시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벨벳이 절망에서 일어나, 모든 것을 흡수하고 있던 카노누시의 입이 사라진 후. 벨벳은 맹렬하게 지맥의 균열을 향해 뛰며, 업마 손에 그것을 억지로 열고서 안에 뛰어 들었다. 그 후에 라이피세트와 로쿠로와 아이젠, 엘레노어도 이어서, 일행은 어떻게든 지맥에서 나오는 것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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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고거시 아닌디유... 싶은 마음

백은의 불꽃이 왜 거기서 언급이 된답니까

저 대사 나오기 바로 직전까지 잔불도 안 나왔건만

Posted by 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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