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밀리아, 자, 돌아가자"

에스테리제는 작은 새를 살짝 들어올려, 새장 안으로 넣는다. 조금이라도 힘을 넣으면 금방 약해지고 마는 것이다.

그녀는 역대 레밀리아의 연명을 한 적이 없었다. 어머니가 되도록 치유술 능력을 발휘하지 않고서 평범한 아이로서 생활했으면 한다는 마음을 에스테리제에게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에스테리제는 그것을 물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방에서 아무도 모르게 능력을 쓸지는, 실은 아무래도 좋을지도 모른다.

성 안에서 얼굴을 보는 사람만큼, 알고 있다. 공부와 검술의 가정교사에, 같이 붙는 메이드가 몇 명. 즐겁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애초에 불만도 없다. 분명 오늘도 바뀌지 않고서, 독서를 하고서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날은 평소와는 달랐다.

프렌·시포의 몸에 위험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새로 빌린 책을 다 읽기 전ㅡㅡ빠른 밤의 시간이었다.


 


"...소대장이잖아?"
"맞아맞아, 소문으로는..."

저녁 식사 후, 기사 대기소 앞을 지나가던 에스테리제의 귀에, 소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호위병들이 쉬는 듯 싶었다.

(소대장...?!)

그녀는 작게 열린 문 앞에서 발을 멈춘다.

"어쨌든 위험한 거잖아. 나, 당분간 성에 있어서 다행이야..."
"...노려지는 거 아냐, 프렌 소대장도..."

(!)

"당신들!"
"에, 에스테리제 님?!"

크게 문을 연 인물의 얼굴을 보고서, 의자에 앉아 있던 기사단병이 2, 3명 정도 허둥대며 일어선다.

"프렌이 노려지고 있다는 말, 진짜인가요?!"
"아, 아니... 소문...이라..."

기사들은 곤란한 듯이 서로의 얼굴을 본다.

"대체 누가? 프렌은 알고 있나요?"
"아뇨, 아마도 모르시지 않을까 하고... 소, 소문이기에"

그렇지, 기사들은 그렇게 끄덕였다.

"..."

에스테리제는 아무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

일단 자기 방으로 돌아왔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사정은 모른다. 그렇지만 프렌의 몸에 위기가 오고 있는데 가만 두고 볼 수는 없었다.

(프렌에게 알려야 해...!)

그렇지만 무아무중으로 뛰어가, 프렌의 방으로 뛰어 들기 위해 복도를 달리기 시작했을 때,

"에스테리제 님!"

기사들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아마도 대기소에 있던 기사로부터, 평소에 있는 호위 기사 뿐만 아니라 성내 각부에 연락이 닿았던 거겠지.

"에스테리제 님!"

호위 기사단병이 두 명, 쫓아온다.

호신용 검을 들고 오길 잘했다고 에스테리제는 생각했다.

"돌아가주십시오"
"지금은 돌아갈 수 없어요!"

에스테리제가 고개를 흔드니, 바짝 올린 머리카락에 잠깐 손이 닿는다. 드레스의 긴 옷자락이 방해였다.

"이건 당신을 위한 겁니다"

기사가 바짝 다가온다. 에스테리제는 그를 노려봤다.

"이 이상, 다가오지 말아주세요"
"그만 하시는 편이... 다치지 않을 겁니다?"
"검을 다루는 건 익혔습니다"

어째서 언제나 이런 구차한 취급을 받아야 할까. 한시라도 빨리 프렌을 만나야만 하는데.

(꾸물거리다간 프렌의 몸에...)

"어쩔 수 없군요. 난폭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기사들이 칼을 고쳐 잡을 때였다.

"이봐! 찾았어! 이쪽이야!"

계단에서 호통 소리가 울렸다.

"부탁이에요! 보내주세요!"

이 이상 사람이 늘어나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에스테리제는 애원했다.

"어떻게 해서든 프렌에게 전해야만 하는 것이!"

그때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기사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보였다.

"우왓!"

한 번에 두 명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서 에스테리제의 표정이 밝아졌다.

"프렌...! 저를 구하러...?"

하지만 뒤돌아본 눈동자는 경악으로 열렸다.

"누, 누구?"

거기에는 모르는 청년이 서 있었다. 키도 나이도 프렌과 같은 정도였지만 아무렇게나 뻗은 흑발과 의지가 강한 눈동자는 닮았지만 닮지 않았다.

흩어져 있는 다른 기사가 몇 명, 홀에서 뛰어 들어왔다. 

"정말, 슬쩍 갔다 올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귀찮아졌네"

청년은 질린 듯이 말하며, 상쾌한 칼솜씨로 기사들을 바닥에 떨어트린다. 그들은 모여서 당하고 있었다.

(굉장해...! 하지만 이 사람은 대체...)

그가 왼손목에 착용하고 있는 보디 블라스티아를 눈가로 잡으면서 에스테리제는 홀에 장식 되어 있는 커다란 오래된 화분을 잡았다.

Posted by 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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